가난했던 시절에 푸짐했던 대폿집.
어려웠던 시절, 푸짐했던 '대폿집'…완주 술 박물관서 기획전
1960∼70년대 대폿집 풍경이 서린 사진과 술 바가지, 술통을 실은 자전거 등이 그 시절을 소환한다.

완주군 술 테마박물관이 '한잔하세, 자네와 난 친구야 친구'란 주제로 내년 2월까지 기획전시를 마련했다.

대폿집은 바가지로 막걸리를 퍼서 대접 같은 큰 술잔에 가득 따라 팔았던 곳으로, 광복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술 문화를 대표했었던 주점이다.

대부분 대폿집은 드럼통을 잘라 만든 식탁, 우그러진 노란 주전자와 낡은 수저통, 벽지 삼아 덕지덕지 발라낸 신문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했다.

주인아주머니의 맛깔스러운 음식 솜씨, 싼값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저렴함, 푸근하고 친근한 분위기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짱'이었던 셈이다.

이번 전시는 사람 냄새 나는 대폿집을 주제로 흘러간 유행가 가락 아래 술잔을 기울이는 친구들의 모습과 대폿집 이모저모를 포토존으로 실감 나게 연출했다.

또 서울 명동의 은성 대폿집 비롯해 재건주점, 실비집 등 청계천에 즐비했던 대폿집 골목 등 이야기가 담긴 사진 자료와 유물들도 전시된다.

어려웠던 시절, 푸짐했던 '대폿집'…완주 술 박물관서 기획전
구이면 덕천리 6만여㎡에 총 200여억원을 들여 2015년 준공된 박물관은 전시실, 체험실습실, 발효 숙성실, 다목적강당, 시음장 등을 갖췄다.

특히 제1종 전문 박물관으로 등록된 술 박물관에는 소줏고리, 누룩 틀, 술병, 술 항아리 등 전통주와 관련한 유물과 주류업체별 술병, 각종 상표 등이 전시됐다.

또 연중 맥주, 천연발효 식초, 막걸리 심화반 과정 등 5개 과정을 운영,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5명이 예약하면 술빚기 체험(전통주·수제 맥주·칵테일)도 할 수 있다.

전영선 완주군 문화관광과장은 "당시 대폿집은 고단했던 일과를 마친 서민들을 달래주었던 오아시스 같았던 곳이었다"며 "추억과 재미를 담은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