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3회째를 맞은 국내 최고(最古)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다음달 16~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B홀에서 열린다. 국내 대표 화랑들이 엄선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16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학고재 등 한국화랑협회 소속 화랑 168곳이 참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늘어난 참가 화랑 수에 맞춰 장소도 예년(B·D홀)보다 넓은 A·B홀로 바뀌었다. 화랑협회 관계자는 “1~3층을 오가며 관람해야 했던 예년보다 더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들의 행사 지원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후원하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달리 화랑미술제에는 이때까지 스폰서가 거의 붙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리드파트너로 리딩금융네트워크, 특별전 파트너로 KB금융그룹이 참여했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은 “앞으로도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더욱 충실한 행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국내 주요 아트페어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화랑미술제는 한 해 미술시장 흥행의 척도 역할을 해왔다. 미술계 관계자는 “화랑미술제 결과를 통해 올해 미술시장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입장권은 2만원, 초·중·고등학생 입장권은 1만5000원.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예술의전당이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더 뉴 비기닝’을 다음 달 1일부터 20일까지 연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축제는 예술의전당이 1989년 음악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처음 연 뒤 올해로 37년째 이어온 음악 행사다.예술의전당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더 뉴 비기닝’을 부제로 달고 교향악축제를 새로 꾸몄다. 18개 교향악단이 참가하는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해외 협연자와 MZ세대 지휘자를 앞세워 축제 규모를 키웠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교향악축제는 전국 교향악단 네트워크의 중심으로서 한국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 조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 연례행사를 세계적인 페스티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올해 축제에선 거장 지휘자들의 탄생과 서거를 기념하는 공연들이 마련됐다.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창원시립교향악단,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천 필하모닉 등이 공연한다. 쇼스타코비치 타계 50주년을 맞아 창원시립교향악단, 청주시립교향악단, 대전시립교향악단 등도 이를 기념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대전시향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으로 장대한 교향악을 청중들에게 선사한다.악단들의 작곡가별 탐구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4일 브람스를, 강릉시립교향악단은 5일 차이콥스키를, 제주시립교향악단은 15일 라흐마니노프를 집중 연주한다. 8일 강남심포니, 17일 부산시립교향악단, 20일 경기 필하모닉 등은 후기 낭만주의 음악과 표제음악의 거장 말러를 탐구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초대형 편성을 기대하는 클래식 애호가라면 16일 진주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이나 13일 전주시
"모든 심사위원이 너에게 만점을 줬대."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현대무용전공생 정건세(21)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2회 국제 무용 콩쿠르 - 탄츠 올림프(이하 베를린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금상 수상 직후 전해들은 말이다. 무용원 3년생인 그는 어린시절 전라남도 순천의 작은 마을에서 아이돌 방송댄스를 따라추며 춤의 순수한 즐거움을 알았다. "더 배울 수 있는 곳에 가라"며 어머니가 현대무용학원에 등록시켜준 이래 그는 '현대무용 댄서'의 길을 걷고 있다.정건세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 둘을 위로 두고 있다. 막둥이기에 자유분방하게 자라났다고 했다. "남자가 무용을 왜 해? 이런 말은 한번도 들은 적 없어요. 오히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나 누나들이 저하고 싶은 건 해볼 수 있게 해주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현대무용을 만나게 된 것이라 정말 감사합니다."당시 원장은 초등학생 정건세를 보자마자 기량은 물론 신체 비율 등 다양한 요소에서 스타성을 예감했다고 한다. 중고교시절 크고 작은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한예종에 진학한 이후 그의 춤은 더 깊어졌고 예술가로서의 고민도 커졌다. 이번에 그가 상을 받은 '베를린 국제 무용 콩쿠르'는 현대 무용계에서는 올림픽이라 불릴만큼 세계 각지의 춤꾼들이 몰려드는 대회다. 연령별로 촘촘하게 나눠 벌어지는 경연이기에 심사위원들은 더 냉정한 눈으로 펜촉을 든다. 국제 무대가 처음이었다는 정건세는 "콩쿠르에 대한 정보를 낱낱이 알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떨리지 않았고 내 춤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그가 수상한 작품은 '퓨어(Pure)'라는 5분 남짓의 본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