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체육인 병역특례 기본틀 유지…연예인 해외공연 자유롭게" 파리서 기자간담회…문재인정부 2년 반 문화정책 평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 세계 문화산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류(韓流)의 확산과 경제적 파급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장관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문화장관회의 참석 후 문체부 출입 기자단과 만나 "앞으로 한류는 장르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한류3.0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류를 수출. 제조업, 서비스업과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부처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한류 지원정책 방향을 '장르별 다양화' '지역별 다각화' '연관산업 파급효과 확대' 3가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컨트롤타워로서 타 부처까지 아우르는 국(局) 단위 조직인 '한류추진단'을 문체부 내에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행안부와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인데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지난 9일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부의 문화, 체육, 관광 정책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경제적으로 살기 어렵다고 하고 정치적으로 반목 갈등이 있지만 국민들의 문화 향수가 향상된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문화예술 관람률이 처음 80%를 넘어선 것은 굉장히 의미가 큽니다.
현 정부 들어와선 문화예술 창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간섭이 없어졌죠. 생활안정자금에 전세금까지 지원해주는 예술인 복지제도는 아직 충분한 건 아니지만 이전 정부에는 없었고 세계 문화산업 역사에도 없었던 일입니다.
" 우리나라 국민의 1년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2016년 78.3%에서 2018년 81.5%로 높아졌다.
국민 1인당 일평균 여가시간(평일)도 같은 기간 3.1시간에서 3.3시간으로 늘고, 월평균 여가비 지출은 13만6천원에서 15만1천원으로 증가했다.
박 장관은 "관광은 사드 사태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016년 1천724만명에서 2018년 1천530만명으로 줄었다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끊임없는 외교적 노력 덕분에 올해 다시 1천74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스포츠 정책에 대해선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생활체육에 우선순위를 두지만, 엘리트 체육에 대한 지원도 늘려 상생을 추구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예술·체육인들에 대한 병역특례제도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기준에 따라 (병역을) 면제해주고 싶지만, 병무청과 국방부는 (병역특례를) 가능하면 축소하려는 입장입니다.
순수예술, 체육과 달리 대중문화예술은 선정 기준을 정하기 어려워 (병역특례를) 제도화하기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연예기획사들과 얘기해 보면 그냥 (군대를)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군대 안 가는 거보다는 해외공연 나가는 데 자유를 주기를 원하죠." 이 같은 부처와 현장의 의견들을 고려해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는 기본적으로 현행대로 유지하되 대상자들이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기로 했다"며 "대신 연예인은 군 미필로 25세를 넘기면 해외여행에 제약이 컸는데 문체부 장관이 추천하면 해외공연에 제약이 없도록 유연하게 해주는 쪽으로 합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국방부·병무청·문체부로 구성된 병역특례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온 정부는 금주 종합적인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약 1만 명을 보유한 A씨는 협찬받은 패딩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gift(선물)’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뒷광고’라고 지적하자 A씨는 뒤늦게 해시태그를 ‘#광고’로 바꿔 달았다.공정위는 지난해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카페·포스트, 유튜브, 틱톡 등 주요 SNS 게시물을 점검한 결과 이 같은 뒷광고(기만 광고) 의심 게시물을 총 2만2011건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매체별로는 인스타그램이 1만1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네이버 블로그(9423건), 유튜브(1409건) 순이었다.뒷광고는 광고주에게 경제적 대가를 받았음에도 이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표시광고법은 일반적인 후기글로 오인하기 쉬워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교란하는 뒷광고를 엄격히 금지한다.지난해 12월부터 개정된 표시광고법 추천보증심사지침에서는 경제적 대가를 받은 후기글은 이 사실을 게시글 제목이나 첫 부분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공정위가 적발한 게시물은 더보기란, 설명란, 댓글처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광고임을 숨겨놓은 사례가 1만553건(39.4%)으로 가장 많았다. 광고라는 사실을 아예 적지 않은 경우가 7095건(26.5%)으로 뒤를 이었고 작은 문자나 흐릿한 이미지로 표시한 사례는 4640건(17.3%)이었다.공정위가 적발된 2만2011건에 자진 시정을 통보한 결과 총 2만6033건이 시정됐다. 시정 통보를 받은 광고주와 게시자가 적발되지 않은 게시물까지 자체적으로 시정하면서 시정 건수가 더 많았다.공정위는 특히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인 ‘숏폼’ 콘텐츠가 주요 광고 수단으로 떠오르며 뒷광고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인스타
16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사진) 입구. 에곤 실레, 구스타프 클림트 등의 명화를 보기 위해 25만 명 넘게 다녀간 전시관에선 가벽 철거 등 뒷정리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얼마 전까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가 열렸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해외 거장전이면 쓰레기가 10t 이상 나오는데 이번 전시에선 절반 수준으로 확 줄었다”고 말했다.비결은 전시장 직선 벽면의 약 64%를 구성한 모듈형 벽체에 있다. 대부분 미술품 전시는 관람객의 몰입을 돕고자 가벽을 설치하는데, 페인트를 칠한 석고보드나 폴리염화비닐(PVC) 자재는 가열할 때 유해 물질이 발생해 재활용이 어렵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선 재활용까지 염두에 두고 모듈형으로 만들었다. 홍예나 디자이너는 “다음 전시에 다시 쓰기 위해 해체한 뒤 창고에 보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전시가 끝난 뒤 쌓이는 폐기물을 줄이거나 재활용하는 ‘친환경 전시’ 사례가 늘고 있다. 통상 일반 미술 전시는 약 5t, 수백 점이 걸리는 대형 전시는 회당 10~20t의 폐기물이 배출된다. 매년 국내에서 전시 1만 건이 열린다고 가정하면 최대 20만t에 이르는 폐기물이 쌓이는 셈이다.국립현대미술관(국현)은 2022년 ‘미술관-탄소-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탄소 배출 감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듈형 가벽은 물론 친환경 인증 페인트를 사용하고 전시를 위한 각종 액자, 카펫 등을 지역 미술관에 대여해준다. 지난해 국현 청주관에서 전시한 안성석 작가의 외벽 설치작품 원단을 재활용한 가방을 출시했고, 지난달엔 김하늘 디자이너와 협업해 전시 폐기물인 석고보드를 재사용한 벽걸이
지난 14일 저녁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연 시작 전부터 뿌연 연기가 객석을 휘감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심장박동 같은 진동이 미세하게 느껴졌다. 암전되지 않은 극장 뒤편에서 한 남자 무용수가 걸어 나왔다. 무언가에 홀린 듯 두리번대던 그가 무대에 오르자 20여 년간 유럽에서 줄곧 최정상 안무가의 자리를 지켜온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이 비로소 시작됐다. ◇유럽 최정상 안무가 호페쉬 쉑터점점 빨라지는 비트와 큰 소리 때문에 뱃속이 소란스레 울렸다. 과장된 음향 효과로 기도와 식도까지 떨리는 일은 처음이었다. 극장 측은 입장 직전 음향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귀마개를 나눠줬다. 그럼에도 연출가의 의도를 존중하기 위해 귀마개를 낀 사람은 거의 없었다.13명의 무용수는 강렬한 조명 아래 춤을 추며 무의식의 세계를 불러 세웠다. 사람이 꿈을 꾼다는 ‘렘수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기억의 편린을 이어붙인 듯한 구성이었다. 무용수들은 한데 모여 절도 있게 흐느적거리다가 어떤 순간에는 폭발하는 에너지에 휩싸여 격렬한 몸짓을 분출했다.우리의 눈꺼풀이 열리고 닫히듯, 무대 중간과 뒤편에는 막들이 분주하게 열리고 닫혔다. 무대를 닫은 커다란 막의 가운데 하단. 엎드려 누운 한 남자가 이내 무대 안쪽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모습은 어느 영화 속 한 장면이 연상됐다.공연이 절반쯤 지날 때 무대에는 빨강 슈트를 입은 3인조 밴드가 등장해 라이브로 몽환적인 음악을 연주했다. 이때까지 온몸의 공간을 울리던 강한 비트, 귓전을 때리던 큰 소리와 대비를 이루는 분위기였다. 자유롭고 폭발적이던 무용수의 춤도 마치 슬로 모션을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