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손 검찰 차장 "기소할 만큼 증거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
스웨덴 검찰, 어산지 '성폭행 혐의 수사' 중단키로
스웨덴 검찰은 19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바 마리 페르손 스웨덴 검찰 차장은 이날 고소인의 증언은 믿을만한 것으로 보이지만 10년 가까이 지나 목격자들의 기억이 희미해졌다고 전했다.

페르손 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비 수사 과정에서 나온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증거가 기소할 만큼 확실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스웨덴 법원이 현재 영국에서 복역 중인 어산지가 형을 마치고 풀려나면 성폭행 혐의 수사를 위한 구속을 허가해 달라는 자국 검찰의 요청을 기각한 가운데 나왔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의 성폭행 혐의로 지난 2011년 영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을 받고 풀려난 뒤 지난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피해 생활해왔다.

이라크 전쟁 관련 자료 및 미국 국무부의 외교 기밀 문건 수십만 건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어산지는 그동안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간첩 혐의로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송환을 거부하며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사실상의 망명 생활을 해왔다.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의 계속되는 도피로 수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2017년 5월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수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에콰도르 대사관이 어산지에 대한 보호조치를 철회하고 영국 경찰의 진입을 허용해 영국 경찰이 어산지를 체포,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 재개를 결정했다.

어산지는 영국에서 보석 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은 어산지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 등 18개의 혐의로 기소하고, 영국 측에 어산지의 송환을 요청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