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화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화가 많이 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어떻게 하나.

▲ 그냥 화낸다. 공적인 일에 화가 날 때도 많다. 그렇지만 화를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제가 그런 역할을 스스로 원해서 맡은 것이기 때문에 방금처럼 일용직 노동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어려운 사정을 들으면 땀이 다 난다. 그런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 또는 정치적 반대들을 겪는 것은 제가 다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을 하나의 소명으로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훨씬 덜 겪을 것 같다. 배철수 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늘 부럽다. 정치인들은 그렇지 못하지, 그래도 나름대로 그 속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다. 2016년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엄청난 고통 속에 극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개성공단이 우리 정부의 조치로 중단된 경우 개성공단 기업들의 손실에 대해 전액 정부에서 보상해줘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국민들은 정부가 충분한 배·보상을 한 것으로 알지만 저희 기업들은 동의하지 못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적절한 대책과 지원이 있어 주길 요청드린다.

한국에 정착한 지 11년 된 북한 이탈주민이다. 탈북민 지원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가.
경기도 안산에서 온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한반도 평화문제에 엄청난 성과를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교착 국면에 처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어떻게 인식하고 계시는지와 남북관계 문제를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풀어나갈 구상인지 질문드리고 싶다.

▲ 남북관계는 제가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는 분야다. 불과 2년 전 2017년도 상황과 지금을 비교해보라. 그때만 해도 자칫 잘못하면 전쟁이라도 터지지 않을까 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전쟁의 위험이 높은 곳이 한반도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은 전쟁의 위험은 제거되는 것은 물론 대화 국면에 들어서 있다. 물론 아직까지 대화가 완전히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언제 평화가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반드시 우리는 지금의 대화 국면을 꼭 성공시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기에 2018년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이후부터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등 이렇게 빠르게 진행됐다. 이 때문에 근래의 남북관계 상황이 교착상태로 느껴지고 답답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크게 보면 70년간의 대결과 적대를 평화로, 그것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평화로 바꿔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한편으로는 남북만 있다면, 남북관계만 생각한다면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다. 막 뛰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북관계 발전에서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하고, 특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성공을 위해서 동맹인 미국과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런 면에서 여러 가지 근래의 속도가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우실 것이라 생각한다. 북미 양쪽이 모두 공언했던 바대로 연내에 실무 협상을 거쳐서 정상회담을 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지금 행해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리고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그러면 남북관계도 훨씬 더 여지가 생겨날 것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금강산 관광을 위해서 금강산 쪽에 진출했던 기업들은 말한 것도 없고 강원도 고성 지역의 서비스 산업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런 부분들과 준비 기간만 우리가 잘 넘긴다면 그 뒤에는 빠르게 복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연결시키는 부분도 착수식은 이미 했다.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게끔 조사와 연구까지 다 마쳐둔 상태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의 철도, 도로를 개량해주려고 하면 물자와 장비들이 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유엔의 안보리 제재가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하고, 결국 그 부분들은 북미 비핵화 대화의 성공에 상당 부분 달려있다. 그런 노력들을 남북과 북미가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면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탈북민에 대해서는 지원법이 있다. 그러나 초기 정착 단계 지원에 머물고, 그 단계가 지나고 나면 지속적인 지원들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쪽에서 교육받으며 살아온 분들에 비해서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복지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든지 탈북민 모녀 등 아주 아픈 사건도 생겨서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탈북민들은 다문화민도 아니다. 우리 헌법 정신에 의하면 우리 국민이다. 우리가 차별 없이 그분들을 받아들이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그분들에게 보다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