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변인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 할 분…만류해야"
'86그룹'에 시선 쏠릴 가능성…용퇴론·험지출마론 힘 얻을까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시사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과 함께 당의 큰 자산이 손실된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의견들이 잇따라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학생운동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라며 "저도 잘 모르는 상황이다.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통일운동에 전념하고 싶단 취지라고 들었다"며 "그것도 그것대로 장하고 훌륭한 뜻이고, 마저 들어보고 평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해식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입장 표명은) 너무 갑작스럽다"며 "전혀 (관련한 의중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이런 입장 표명에 당내 일각에서는 서울 종로 지역구 출마 문제와 연결짓는 시각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이 청와대에서 물러난 직후 종로로 이사하면서 이곳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현역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망이 엇갈린 게 사실이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서울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어떻게든 종로 (출마) 가능성을 지켜보라고 했는데, 왜 그런 입장을 밝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정 전 의장이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결정이 그와 관련된 것 아닌가 싶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당이 '자산'을 잃어버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해식 대변인은 "당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할 분"이라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당이) 만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아까운 사람이 하나 간 것"이라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임 전 실장의 이번 결정으로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 그룹'에 시선이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다선 '86 그룹' 의원들의 용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나 험지 출마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더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내려놓고, 힘든 역할을 나서서 하는 모습이 결과적으로 더 큰 정치를 할 수 있는 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86 그룹'의 한 사람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진퇴의 문제와 관련해 결부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여러 고민도 있고 후배들한테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 구상도 있지만, 지금 제 앞에 있는 일이 워낙 중대해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는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출마 이전에 어떻게 우리 후배들에게 새로운 대한민국과 정치를 발전시켜 가려고 하는지, 함께 도전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與, 임종석 정계은퇴에 '당혹'…'86그룹 용퇴론' 확산 주목(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