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모처럼 평화시위, 폭력 자제 요구에 시위대 `유화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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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도 `여명(黎明·아침)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여 상당수 지하철 노선과 버스 노선 운행이 중단됐지만, 출근길 사정은 다소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민들의 출근길 불편 장기화에 따라 비판 여론이 나오고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에 머리를 다친 70세 노인이 숨지는 등 사상자도 속출하자, 시위대가 압박 정도를 낮추며 `속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시위대의 대중교통 방해 시위로 상당수 지하철 노선과 버스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시위대가 카오룽퉁 지하철역 인근 선로에 화염병을 던지면서 동부 구간 노선 운행이 중단됐고, 시위대가 도로 위에 설치한 바리케이드 등으로 인해 수백 편의 버스 편도 운행을 멈췄다.
하지만 시위대의 대중교통 방해 운동으로 최근 수일간 `교통대란`이 이어졌던 것에 비해 이날 출근길 사정은 다소 나아졌다는 평이다.
홍콩 도심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인은 "오늘은 교통대란으로 부를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이번 주 내내 무더기로 벌어졌던 홍콩 현지인들의 지각 사태도 오늘은 상당히 줄었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대의 `유화 제스처`도 나왔다.
홍콩 중문대를 점거하고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었던 학생 시위대는 보도블록, 바리케이드 등으로 봉쇄했던 중문대 인근 톨로 고속도로의 양방향 차선 중 1개씩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기자회견에서 "톨로 고속도로 봉쇄는 지난 수일간 지역 주민들 특히 노인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며 "우리의 상대는 정부이지, 지역 주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시위대는 도로 개방의 조건으로 홍콩 정부가 오는 24일 예정된 구의원 선거를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며, 정부가 16일 오전 6시까지 이에 대한 확답을 줄 것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는 시위 사태가 격화할 경우 24일 구의원 선거를 연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친중파 진영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번 선거의 연기를 획책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다만 시위대는 홍콩 정부에 24일 구의원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약속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 집회에서 폭력 충돌이 재발할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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