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수몰 위기 직면한 伊베네치아…'모세'가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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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수 사태로 7조원대 홍수예방시스템 '모세 프로젝트' 재조명
부패스캔들 등에 따른 공사지연 비판 속 실효성 놓고도 갑론을박 "기후변화 등으로 수몰 위기에 놓인 베네치아의 구세주가 될 것이냐, 아니면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덮친 최악의 홍수 사태를 계기로 현지에서 30년째 추진 중인 홍수 예방 시스템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천문학적인 공사비에 공사기간이 수년째 늘어지면서 비판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시스템이 실제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베네치아는 1966년 194㎝의 조수가 몰아쳐 도시 전역이 물바다가 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자 이탈리아의 내로라하는 유명 엔지니어들을 불러모아 1984년 '모세(MOSE)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상습 침수 지역에 조수 유입을 차단하는 인공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이었다.
MOSE는 '실험적 전자기계 모듈'(Modulo Sperimentale Elettromeccanico)로 번역되는 이탈리아어 약자다.
홍해를 갈라 이집트에서 히브리 민족을 구출한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 '모세'를 연상시키는 명칭이다.
엔지니어들은 뭍과 인접한 바닷속에 78개의 수문을 갖춘 이동식 장벽을 설치하는 계획을 구상했다.
평시에는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조수 수위가 110㎝를 넘어설 징후가 보이면 수면 위로 올라와 조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랜 설계 끝에 2003년 착공했지만 이탈리아의 다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그렇듯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환경보호론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다른 대안을 찾자며 의도적으로 사업을 지연시키는가 하면 시 당국의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기 일쑤였다.
2014년에는 일부 정치인들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기업으로부터 뒷돈을 받는 등의 부패 스캔들이 드러나며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이런 가운데 완공 시점은 2016년에서 2021년으로 5년 연기됐고, 사업비도 애초 16억 유로(약 2조600억원)에서 55억 유로(약 7조800억원)로 3배 가까이 불었다.
일각에서 이번 재해가 사실상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지난 12일 조수 수위가 178㎝까지 이르면서 도시의 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지켜본 뒤 "모세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완공됐다면 재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네치아 일부 시민들은 모세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한 사이 시 당국이 지난 30년간 매년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 어떤 대안을 강구했느냐며 볼멘 목소리도 낸다.
최근의 홍수 사태를 계기로 일단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모세 프로젝트 완공의 필요성과 긴급성 등을 대체로 인지하는 듯한 모습이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현재 공사가 막바지에 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만큼 조속히 완공·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연립내각의 한 축인 오성운동 대표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도 "이미 구식이 된 방식이지만 어쨌든 프로젝트가 마무리돼야 한다"며 완공 의지를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정률이 90%를 넘긴 이 시스템의 장기적인 홍수 예방 효과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시스템을 설계한 엔지니어들과 시 당국은 시스템이 가동되면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강조하지만 일각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조수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만큼 장기적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네스코도 2011년 보고서에서 "모세 프로젝트가 향후 몇 년간의 홍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수는 결국 이 시스템이 막을 수 없는 수위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는 베네치아시가 이 거대한 구조물을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프로젝트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데 연간 1억유로(약 1천287억원)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바닷속에 설치된 구조물 일부는 벌써 부식이 시작돼 교체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부패스캔들 등에 따른 공사지연 비판 속 실효성 놓고도 갑론을박 "기후변화 등으로 수몰 위기에 놓인 베네치아의 구세주가 될 것이냐, 아니면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덮친 최악의 홍수 사태를 계기로 현지에서 30년째 추진 중인 홍수 예방 시스템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천문학적인 공사비에 공사기간이 수년째 늘어지면서 비판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시스템이 실제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베네치아는 1966년 194㎝의 조수가 몰아쳐 도시 전역이 물바다가 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자 이탈리아의 내로라하는 유명 엔지니어들을 불러모아 1984년 '모세(MOSE)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상습 침수 지역에 조수 유입을 차단하는 인공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이었다.
MOSE는 '실험적 전자기계 모듈'(Modulo Sperimentale Elettromeccanico)로 번역되는 이탈리아어 약자다.
홍해를 갈라 이집트에서 히브리 민족을 구출한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 '모세'를 연상시키는 명칭이다.
엔지니어들은 뭍과 인접한 바닷속에 78개의 수문을 갖춘 이동식 장벽을 설치하는 계획을 구상했다.
평시에는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조수 수위가 110㎝를 넘어설 징후가 보이면 수면 위로 올라와 조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랜 설계 끝에 2003년 착공했지만 이탈리아의 다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그렇듯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환경보호론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다른 대안을 찾자며 의도적으로 사업을 지연시키는가 하면 시 당국의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기 일쑤였다.
2014년에는 일부 정치인들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기업으로부터 뒷돈을 받는 등의 부패 스캔들이 드러나며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이런 가운데 완공 시점은 2016년에서 2021년으로 5년 연기됐고, 사업비도 애초 16억 유로(약 2조600억원)에서 55억 유로(약 7조800억원)로 3배 가까이 불었다.
일각에서 이번 재해가 사실상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지난 12일 조수 수위가 178㎝까지 이르면서 도시의 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지켜본 뒤 "모세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완공됐다면 재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네치아 일부 시민들은 모세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한 사이 시 당국이 지난 30년간 매년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 어떤 대안을 강구했느냐며 볼멘 목소리도 낸다.
최근의 홍수 사태를 계기로 일단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모세 프로젝트 완공의 필요성과 긴급성 등을 대체로 인지하는 듯한 모습이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현재 공사가 막바지에 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만큼 조속히 완공·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연립내각의 한 축인 오성운동 대표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도 "이미 구식이 된 방식이지만 어쨌든 프로젝트가 마무리돼야 한다"며 완공 의지를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정률이 90%를 넘긴 이 시스템의 장기적인 홍수 예방 효과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시스템을 설계한 엔지니어들과 시 당국은 시스템이 가동되면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강조하지만 일각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조수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만큼 장기적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네스코도 2011년 보고서에서 "모세 프로젝트가 향후 몇 년간의 홍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수는 결국 이 시스템이 막을 수 없는 수위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는 베네치아시가 이 거대한 구조물을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프로젝트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데 연간 1억유로(약 1천287억원)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바닷속에 설치된 구조물 일부는 벌써 부식이 시작돼 교체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