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파파법을 발의한 정은혜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라떼파파법을 발의한 정은혜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에 접수된 법안은 총 2만 3896개(11월 11일 기준)다. 법안 하나, 심지어 법안에 포함된 문구 하나에도 우리 삶은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법안 대부분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처리된다. 화제의 법안 코너에서 매주 주목받는 법안을 소개한다.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일명 '라떼파파법'으로 불린다. 라떼파파란 남녀 공동 육아 문화가 형성된 스웨덴에서 유래된 말로, '커피를 손에 들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를 지칭한다.

법안에는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나이 제한을 8세에서 10세로 2년 연장하고,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을 현행 1년 이내에서 3년 이내로 연장하며, 자녀가 장애인이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5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에 대해서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과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녀를 낳을 때마다 남녀 모두 3년씩 육아휴직을 부여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론상 아이를 셋 낳으면 10년 가까이 휴직할 수 있다. 10년 후 복직한 근로자가 직장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치권에선 우리나라 경제 활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한 법안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정은혜 의원실 관계자는 "아이를 낳을 때마다 3년간 의무적으로 휴직하는 것은 아니다. 휴직 기간은 개인 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그 선택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미 관련 제도가 있지만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성 38.3%, 남성 1.6%에 불과하다.

강제조항이 없으면 3년 휴직을 선택할 수 있는 근로자는 거의 없을 것이란 지적에는 "육아휴직 사용에 따른 고용 차별 및 직장 내 불이익을 막기 위한 방안은 현재 고민하고 있다"면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고 그런 부분은 추가 입법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직 기간 중 급여는 어느 정도 받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세부적인 사항은 조율 중이다. 현재 지급 받는 수준보다는 후퇴시키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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