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50인 이상 299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확대를 앞두고 대구상공회의소(회장 이재하)와 광주상공회의소(회장 정창선)가 ‘주 52시간 근로제 현장 안착을 위한 제도 보완’을 촉구하는 공동 건의서를 오늘 정부와 청와대, 고용노동부, 5개 정당 등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건의는 두 상의가 동서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양 지역 경제계 공통 관심 현안 중 하나인 ‘주 52시간 단축 근무’를 공동 정책건의 사업으로 추진해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건의는 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실시한 ‘근로시간 단축 관련 지역기업 실태조사’와 광주상공회의소가 10월에 진행한‘2019년 근로시간 단축 관련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광주상의 경제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받았다.

 두 상의는 건의문에서 “지역의 사업장들은 주 52시간 근로제라는 변화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만성적 인력난과 산업별·직무별 특수한 상황 등으로 초과근로 단축이 힘들다.”고 언급하며, 자유 시장 경제에서 기업의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는데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방법의 적절성과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근거해 보완책을 먼저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제도 보안 방안으로 ‣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1년 이상 ‘유예’ ‣ 노사 합의 시 ‘특별 연장근로’ 허용 ‣ 유연근무제 적용요건 완화를 주요 골자로 건의했다.

 양 상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사업장의 절반 정도가 도입 준비 중이거나 대응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국회와 정부가 보완 대책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논의 중이지만, 노무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 사업장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이처럼 법 시행을 2달여 앞둔 시점에도 지역 사업장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이행할 역량이 부족한 만큼 단순히 주52시간 근로제의 ‘처벌유예’가 아닌 ‘시행시기’의 유예가 최소한 1년 이상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또한, 근로시간 단축 법안에서 대구와 광주 모두 ‘노사합의 시 연장근로 추가 허용’을 가장 필요한 개선사항으로 피력한 만큼, 탄력근로제 등으로 대처가 어려운 산업이나 불가피하게 연장근로 상한을 초과하는 상황에 대응해 노사가 합의한 경우, 특별 연장근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을 요청했다.

참고로 예외 없이 주52시간이라는 법정 상한을 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단체협약에서 근로시간에 관한 사항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으며, 일본은 업무량 폭증 시 노사합의로 연 720시간까지 특별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 유연근무제 적용 요건과 관련해서는 ‣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최소 1년 확대 ‣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시, 근로자대표 서면 합의가 아닌 대상 근로자 대표로 변경 ‣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최소 6개월로 확대 ‣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 시, 현행 근로자대표 서면 합의에서 대상근로자 대표 또는 개별 근로자 동의로 변경 할 것을 건의했다.

 한편, 광주상공회의소와 대구상공회의소는 지난 5월에도 공동으로 청와대와 5개 정당 및 국회 기재위 등에 ‘가업상속세제 개선 방안’을 건의한 바 있다.

 대구와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중소기업이 법 시행을 앞두고 불안감이 고조 되고 있으며, 지역 경제 역시 초과 근로 제한에 따른 생산 차질 및 투자위축, 근로자 실질 임금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과 고용 불안등 많은 문제가 발생을 염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하고“양 상의가 함께 제안한 건의안이 적극 반영 되어 지역 기업의 경영활동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