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강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석병훈 이대 교수 논문서
"韓경제, 1993년 이후에야 신흥국 경제 일반적 특징 보여"
우리나라의 경제가 대외 개방을 본격화한 1993년 이후에야 신흥국 경제의 일반적 특징을 보이는 구조로 변화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남강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BOK경제연구'에 실린 '상대적 소비 변동성을 이용한 추세와 순환의 구조변화' 논문에서 이런 결과를 내놨다.

두 저자는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소비의 변동성 변화를 분석했다.

선진국 경제의 경우 경기순환에 따른 소비 변동폭이 국내총생산(GDP) 변동폭보다 작은 게 일반적이지만, 신흥국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논문은 소개했다.

두 저자는 과거 데이터를 실증분석한 결과 한국 경제가 1993년 1분기 이후부터 이런 신흥국 경제의 특징을 나타냈다고 판단했다.

그 이전에는 소비 변동성이 비교적 작게 나타나 신흥국의 일반적 특징이 관찰되지 않았다.

한국이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시기가 1996년인데, 경제 구조는 그보다 겨우 3년 전인 1993년에야 신흥국 경제의 특징을 드러내기 시작한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질적 변화를 한 배경에는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본격화한 세계화와 대외 개방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실제로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을 뜻하는 무역의존도는 1990년대 초반을 전후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 부연구위원 등은 "한국 경제의 대외 개방도 변화와 외국인 투자 확대가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