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18일 공동으로 기후금융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한은 연구에 따르면 기후 정책을 도입하지 않으면 기후 리스크로 인한 금융기관 손실 규모가 45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장기적으로 기후 리스크를 완화해 금융기관 손실을 관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업체 팰런티어와 손잡고 반도체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 비율)과 품질,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 관련 데이터는 반도체 기업의 핵심 기밀이란 점에서 팰런티어와의 협업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등 경쟁사에 크게 못 미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수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AI를 활용해 전반적인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승부수란 해석이 나온다.◇데이터 분석 외부에 맡겨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작년 말 팰런티어의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입 작업을 완료했다. 팰런티어는 고객사로부터 받은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뒤 AI를 활용해 생산성 향상 방안 등을 제시하는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이다. 사업 초기엔 미국 중앙정보부(CIA) 등 정부기관에 보안 및 대테러 데이터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했으며, 최근 들어 일반 기업으로 대상을 확장하고 있다.삼성전자 DS부문은 공정 업그레이드, 수율 향상, 설비 효율화 해법 등을 찾는 데 팰런티어의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팰런티어와의 협업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확대된 DS부문 AI센터가 담당하고 있다. AI센터는 DS부문 혁신센터와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AI센터를 합친 조직으로, AI를 활용한 DS부문 특화 기술 개발, 개발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AI 플랫폼 구축, 설비·인프라 제어 및 고도화 업무를 벌이고 있다.◇수율 향상 승부수삼성전자 DS부문은 그동안 내부 데이터를 외부에 제공하는 걸 극도로 꺼렸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
팰런티어는 더 이상 ‘군사 기업’이 아니다. 2003년 창업 후 대테러·국방 관련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덕분에 미국 중앙정보부(CIA) 등을 고객사로 맞이했지만, 최근 들어 민간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팰런티어 매출의 45%(3억7000만달러)가 민간 기업에서 나왔다.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미국 AT&T(통신), 일본 파나소닉(전자), 하이네켄(식음료) 등 다양한 기업이 팰런티어와 손을 잡았다. 고객사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공급망 개선 등 사업 전략을 제시하는 플랫폼 ‘파운드리’,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 ‘AIP’ 등 팰런티어 서비스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생산성 개선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약국 체인인 월그린은 최근 “팰런티어와의 협업 후 약 조제 효율이 30%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팰런티어의 파운드리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해 미 전역에 있는 8500여 개 월그린 약국의 판매량을 예측하고 조제 인력을 재배치한 결과다.해외 기업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민간 기업 매출의 43.2%(1억6000만달러)가 해외 기업에서 나왔다. 한국에선 HD현대가 팰런티어와 2021년부터 조선소의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최근 KT와도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황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