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TF 노인 복지지출 관리 전략 발표…소득보장정책은 장기적 연령 상향 전망
의료보장·노인돌봄은 나이 기준보다 '필요'에 초점 맞춰 지원
"노인연령 상향 장기과제로…기초연금 등 사업별로 연령 조정"(종합)
정부가 노인 기준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은 장기과제로 미루고, 노인복지 정책별로 대상 연령 기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초고령 시대를 앞두고 노인복지에 들어가는 재정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노인 연령 70세'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일괄 조정 대신 정책별 조정으로 지출 관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기초연금 등 노인소득보장 정책은 대상 연령 상향이 검토될 것으로 보이고, 의료보장·노인돌봄은 연령보다는 필요도에 초점을 맞춰 지원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의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과 대응방향' 대책을 통해 이런 내용의 복지지출 증가 관리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노인 연령 변경은 당장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인구정책 TF는 노인 기준연령의 장기적 조정방안을 이날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발표 내용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기초연금, 국민연금, 장기요양보험, 지하철 경로우대, 노인외래정액제 등 우리나라 주요 복지제도는 현재 65세를 기준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상희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TF는 노인 기준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조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노인 관련 복지사업의 연령 기준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춰 설계된 것으로 향후에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며 "노인의 건강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사회 경험과 소득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법적인 기준연령이 올라가야 한다는 큰 방향에는 공감했지만, 단기간 논의해 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노인 기준연령 변경은 복지제도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

65세에서 70세로 조정하면 2040년 기준으로 생산가능인구가 400만명 이상 늘어나면서 고령인구 비율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다만, 기준이 변경되면 노인빈곤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정년 연장과 더불어 은퇴자 재취업·창업지원 강화, 고령자 적합 일자리 발굴 및 활성화, 평생교육 등 재교육 기회 확대 등 고용대책과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 확대, 노인 일자리 확대, 중고령자 노후준비 지원 확대 등 소득보장대책이 병행돼야 한다.

복지부는 먼저 단기 과제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옛날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할머니사업' 참가자의 활동비(3만5천원→4만원)를 올리고, 연령기준(56∼70세→56∼80세) 상한선도 높인다.

재능나눔 노인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도 하향 조정한다.

노인일자리는 참여수요, 고용률, 퇴직연령 등을 고려해 공급량을 조정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노인복지정책을 7개 영역으로 구분해 연령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초연금 등 소득보장·생활지원 정책에서는 노인 빈곤율과 정년 연령을 고려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결정된 방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인복지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65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요양보험 등 의료보장정책에서는 노인 의료비 증가 속도를 고려하되 연령기준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노인의 건강상태와 서비스 필요도에 초점을 맞추고 대상자를 정하기로 했다.

의료비 지원은 현재의 높은 노인 빈곤율을 고려해 적용 연령 상향에 신중하기로 했다.

노인돌봄정책 역시 연령보다는 필요도를 우선 고려하고, 급격한 복지지출 관리를 위해 부정수급 감독 강화 등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고령화에 따른 수급자 증가로 장기요양보험 재정이 불안해짐에 따라 재원 확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인성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국민에게 목욕·간호 등 요양서비스 비용을 지원하는 장기요양보험은 지출증가로 인해 2016년부터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했고, 지출 급증세가 유지될 경우 고갈 우려가 있다.

정부는 노인인구 증가세를 고려해 적정 보험료율을 매년 산정하고, 국고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보험료율은 10.25%로 올해 8.51%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복지부는 지출 효율화를 위해 내년부터 장기요양 수가 가산제도를 정비하고, 본인부담 감경제도도 개선하는 한편 수급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