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남자 중학생이 길거리에서 모르는 여자 초등학생에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해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NHK 등에 따르면 아오모리(靑森)현 경찰은 이날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 A양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중학생 B(14)군을 체포했다.

B군은 전날 오후 4시40분께 아오모리현 하치노베(八戶市) 길거리에서 혼자 하교 중이던 A양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목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B군과 A양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B군은 무차별적으로 A양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B군은 경찰에 "죽일 생각이었다. 누구라도 좋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B군의 집에서 여러 개의 커터칼을 발견해 이중 사건에 사용된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B군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등하교 중인 아동이 길거리에서 범행을 당한 것인데다 유력한 용의자가 미성년자인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일본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교육당국은 지난 5월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 주택가에서 50대 남성이 등굣길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생 등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뒤 등하굣길 안전 대책을 강화했다.

당시 범인은 은둔형 외톨이 성향을 가진 인물로, 흉기 난동으로 초등학생 1명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은 소년 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 관행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현재 일본에서는 14세 이상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97년 당시 14세였던 소년이 일으킨 '고베(神戶) 연속아동살상사건'이 주목을 받은 뒤 '16세 이상'에서 '14세 이상'으로 형사 처벌 대상을 넓혔다.

하지만, 미성년자에게 교육을 통한 갱생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흉악범을 제외하고는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