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사진)이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미군을 보며 왜 그들이 거기에 필요한지,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묻는다”고 말했다. 미군 고위 당국자가 미국 대중 사이에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과 비용에 의구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이날 일본 도쿄로 향하는 군용기에서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미군을 보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며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 얼마나 드는가, 이들(한·일)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전형적인 미국인의 질문들”이라고 했다. 또 “미군이 무력 충돌 발생의 예방·억지를 위해 동북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설명해줄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밀러 의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지역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한·미·일은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떨어뜨려 놓는 것은 분명히 중국의 이익이고 북한의 이익”이라며 “우리 셋(한·미·일)이 긴밀하게 보조를 맞추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밀리 의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 등을 만난 뒤 방한, 15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할 예정이다. 밀리 의장의 한국과 일본 방문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