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등 주거단지에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게 문제다. 매니지온이 올초 선보인 ‘이볼트(EVolt)’는 전기자동차용 이동형 충전기다. 아파트나 회사 주차장에서 일반 콘센트에 꽂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내헌 매니지온 대표는 “공동주택에서 고정형(독립스탠드형) 전기차 고속충전기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볼트는 충전에 사용된 전력도 자동으로 분리 과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내헌 매니지온 대표가 전기차 이동형 충전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내헌 매니지온 대표가 전기차 이동형 충전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동형 충전기로 전기차시장 진출

2013년 설립된 매니지온은 전력수요관리(DR) 업체로 출발했다. 전력수요관리는 기업체 등이 성수기 때 아낀 전기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정산받는 사업이다.

매니지온은 전국 300여 개 제조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157㎿ 전력자원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41억여원의 매니지온 매출 대부분은 전력수요관리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2017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전기차 분야에 뛰어들었다. 전기차의 성장성이 큰 데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기차 고객의 불만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2년간 20여억원의 연구개발 투자 끝에 올초 이볼트 개발에 성공했다.

이볼트는 LCD(액정표시장치)가 달려 있는 손잡이(커넥터), 전력량계 및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모듈이 내장된 본체와 전원플러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가격(56만9000원)은 높지만 환경부가 보조금(40만원)을 준다. 이볼트는 아파트 내 충전구역이 아닌 일반 주차장에서도 220V 콘센트만 있으면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충전위치정보시스템(로라장치)과 전자태그가 부착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환경부의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 고객이 거주하는 단지에 충전위치정보시스템과 전자태그를 부착해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민 피해 없이 충전”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는 입주민이 함께 사용한다. 이볼트에는 LTE 모듈과 계량기가 장착돼 있어 전기를 사용하면 한국전력에서 요금을 분리하는 서버와 자동 연결된다. 개인 이용자가 이볼트를 쓰면 매니지온에서 한전에 한 달간 전력 비용을 지불하고 개별 고객에게 돈을 청구한다. 아파트 입주민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는다. 이 대표는 “아파트 단지 내 충전구역에서 40분을 정차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입주민에게 피해를 안 주고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볼트는 기본적으로 전류 13A(암페어)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개별 단지마다 전력 사정이 달라 수요자가 전류를 6~13A 사이에서 조정할 수 있다. 플러그에 열이 나면 전류를 낮춰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볼트는 1시간에 전력 3㎾를 충전할 수 있다. 전기차는 흔히 1㎾면 6~8㎞를 간다. 이 대표는 “이용자가 밤에 잠자는 7~8시간가량 충전하면 약 140㎞(20㎾)를 사용할 수 있다”며 “전기차 이용자들은 장시간 편안하게 충전할 수 있는 ‘집밥’(집 주차장)과 ‘회삿밥’(회사 주차장)을 ‘외식’(주유소 급속 충전)보다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아파트 주차장에는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전용 콘센트를 4% 이상 의무 설치해야 한다. 이동형 충전기 인프라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전기차뿐 아니라 전기스쿠터 전동카트 초소형전기차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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