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수능 전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수능샤프'가 8년 만에 바뀐다.

9일 교육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에게 지급되는 샤프펜슬이 지난해와 다른 제품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50만 여명의 응시생이 사용하는 일명 '수능샤프'가 8년 만에 교체되는 것.

수능샤프는 2005학년 수능 당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하자 교육 당국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06학년부터 도입했다. 응시생에게 연필과 컴퓨터용 사인펜 외에는 필기구를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대신 샤프펜슬을 한 자루씩 지급한 것.

수능샤프가 처음 지급된 2006학년도부터 2010학년도까지는 중소업체가 생산한 A제품이 제공됐다가 2011학년도에는 대형업체의 B제품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B제품에서 샤프심이 잘 부러지는 단점이 나타났고 2012학년도부터 A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다시 지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감사원 감사에서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1학년도 수능 샤프펜슬 선정 시 국산품을 선정해야 하는 점을 어기고 중국업체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만들어져 값이 싼 B제품을 선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험생들은 수능샤프를 미리 구매해 손에 익도록 연습해왔다. 앞서 수험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능샤프가 교체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바뀐 제품이 무엇인지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샤프펜슬과 관련해 "보안사항"이라며 제품명을 비롯해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바뀐 수능샤프 제품을 알려달라"며 "주변 환경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샤프펜슬에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제품명을 공개해야 한다"는 글도 게재됐다.

수능샤프 교체 이유로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의 내부 부품이 일본업체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제품의 개발·생산은 제조업체가 도맡고 주문자는 제품을 납품받아 유통만 하는 형태)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교육부 측은 "수능 샤프펜슬은 매년 공개입찰로 납품업체를 선정한다"면서 "일본업체에서 생산되어서 바뀌는 것은 아니고 품질기준을 통과한 제품 가운데 최저가인 제품이 선정된 것으로 안다"고 교체 배경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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