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색 짙은 켄터키서 민주 베셔 후보 5천100표차 승리 선언…공화 후보 불복
공화 과반이던 버지니아 상·하원 민주 품으로…뉴저지 하원선거도 민주 승리
공화, 전통 강세지역 미시시피 주지사 1곳만 수성…트럼프 재선가도 '경고음'
美민주, '공화텃밭' 주지사선거 승리선언…버지니아 의회도 탈환(종합2보)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5일(현지시간) 실시된 켄터키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날까지 막판 유세를 하며 총력 지원했지만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켄터키주에서 민주당 쪽으로 이동한 민심을 확인한 셈이다.

공화당이 다수석을 점했던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탈환에 성공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켄터키 주지사 선거 후보인 앤디 베셔 주 법무장관은 이날 선거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베셔 장관은 49.2%를 득표해 공화당 소속인 매트 베빈 현 주지사(48.8%)를 접전 끝에 따돌렸다.

베셔 후보는 "오늘밤 켄터키의 유권자들은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우리의 선거는 '보수냐 진보냐'에 대한 것일 필요가 없으며 '옳고그름'에 대한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 투표수 144만여표 가운데 5천100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베빈 주지사는 승복을 거부했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변칙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주에서 민주당이 근소하게나마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켄터키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30%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지방선거 레이스 막판까지 켄터키주 지원 유세에 전력투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고음을 울릴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켄터키주에서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려왔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좌절을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NYT는 베셔 후보가 도시와 교외 지역 득표에 힘입어 승리를 선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대선 1년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는 미국에서 도시 및 시골 지역 격차가 한층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으며 켄터키가 그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美민주, '공화텃밭' 주지사선거 승리선언…버지니아 의회도 탈환(종합2보)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며 '대선 전초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 결과도 민주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버지니아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해 26년 만에 처음으로 주의회를 완전히 장악했다.

버지니아주는 공화당이 상원(공화당 20석·민주당 19석), 하원(공화당 51석·민주당 49석) 모두 다수의석을 점한 곳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에서 21석을 차지해 18석의 공화당을 따돌렸고 하원에서도 53석을 휩쓸어 42석의 공화당을 제쳤다.

버지니아는 지난 대선 때 미국에서 남부로 분류되는 주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를 안긴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방선거 유세 기간 버지니아를 방문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 주지사는 "버지니아는 오늘부터 공식적으로 푸른색임을 공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푸른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으로, 민주당은 1993년 이래 처음으로 주정부와 주의회를 장악하게 됐다.

美민주, '공화텃밭' 주지사선거 승리선언…버지니아 의회도 탈환(종합2보)
이와 함께 민주당은 강세 지역인 뉴저지 하원선거에서도 무난하게 다수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주 단위 지방선거 4곳 가운데 3곳에서 승리하거나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공화당은 텃밭으로 분류되는 미시시피 한 곳만을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후보인 테이트 리브스 부지사는 52.2%를 득표, 민주당 후보인 짐 후드 주 법무장관(46.5%)을 제쳤다.

NYT는 남부지역을 지칭하는 '딥 사우스(Deep South)'의 보수성향 지속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첫 라틴계 여성 시장 당선 등 역사를 새로 쓴 결과들도 나왔다.

켄터키주에서는 주 법무장관 선거에서 대니얼 캐머런이 승리, 해당 지역 첫 흑인 법무장관이자 공화당 출신 법무장관이 됐다.

애리조나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투손 시장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라틴계 여성인 리자이나 로메로 후보가 당선됐다.

버지니아주 상원에서는 첫 여성 무슬림 의원이 배출됐다.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인 런던 브리드 시장은 전자담배 판매금지 논란을 극복하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