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니 정말 신기해요. 커피를 추출하고 기구를 씻는 것까지 혼자 할 줄 몰랐어요. 저도 로봇이 내려준 커피를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커피박람회 ‘서울카페쇼2018’. 이곳을 찾은 오동규(33) 씨는 지나가던 발길을 멈추고 로봇 바리스타를 바라보며 이 같이 말했다. 올해 서울카페쇼에 최고 인기는 로봇 바리스타를 포함한 스마트 커피 솔루션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커지고 1인 창업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각종 자동화 기기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혼자 카페도 지키는 로봇 ‘커피드’바리스타 로봇 ‘커피드(coffeed)’는 커피를 한 번 만들 때마다 수십 명의 관람객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 기계를 만든 회사는 상화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콘텐츠까지 만드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다. 로봇 바리스타 ‘커피드’는 미국 뉴욕 기반의 커피 전문기업 ‘커피드’와 협업해 만들어낸 통합 바리스타 솔루션이다. 커피드는 원두를 계량하고 커피 머신에 집어넣는 것부터 만들어진 커피를 컵에 담아내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해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추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0초. 사람이 직접 추출하는 평균 시간에 거의 근접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차가운 물을 부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면 1분 10초가 걸린다. 회사는 앞으로 머신러닝을 통해 커피 추출 시간을 더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이은규 상화 부대표는 “기존 다양한 자동화를 추구하는 커피 기계가 있었지만 사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사람이 커피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기계가 스스로 해내고, 점원이 퇴근을 하면 센서로 감지해 혼자서도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를 줄이면서 동시에 일정한 품질의 커피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로봇 바리스타의 최대 장점이다. 또 유명 바리스타의 패턴을 학습하면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커피드는 내년 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스마트폰 ‘꾸욱’ …세계 챔피언의 커피가 ‘스윽’스마트 기기로 커피머신을 자동 조정하는 솔루션도 대거 선보였다. 엘로치오는 기술과 사람의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여 주목 받았다. 엘로치오의 ‘리겐’은 스마트폰 연동 앱(응용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조작만 하면 커피가 뚝딱 만들어졌다. 엘로치오의 바리스타들은 그 위에 라떼아트(우유 거품을 이용해 커피 위에 그림 그리는 것) 등을 선보였다. 나뭇잎, 하트 등 기본 모양부터 팬더 등 다양한 색이 들어간 모양까지 관람객들이 원하는 것을 그려 넣어 ‘기술’과 ‘감성’의 조화를 선보였다. 리겐은 스마트 기기로 추출 온도 압력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간 흐름에 따른 추출 정도와 온도, 압력을 그래프로 표시해 예전에 만들었던 커피 제조법을 정밀하게 기록하도록 했다. 언제든 원할 때 그 맛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한 것. 김웅빈 엘로치오 연구원은 “사람이 커피를 만들 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기기를 통해 가장 맛있게 만들었던 맛을 기록하고 원할 때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일본의 커피 전문회사 하리오는 블루투스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커피 머신을 연결한 뒤 온도와 압력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자동화 핸드드립 기기 ‘스마트7’을 선보였다. 칼리타 등과 함께 일본 핸드드립 기기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회사가 스마트 기술을 만나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리오 블루투스 커피 기기는 1인 카페 운영자들에게 인기다. 한 바리스타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하리오 기기 여러 대를 작동시켜 놓으면 그 시간에 한 마디라도 더 대화를 나누거나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리오의 스마트 앱에는 커피 레시피를 공유할 수도 있다. 공유된 레시피를 누르면 누구나 자신의 기기에서 해당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장윤종 하리오코리아 지사장은 “2016년 바리스타 대회 ‘브루어스컵’ 챔피언인 일본 바리스타 테츠 카츠야의 레시피들을 앱에서 볼 수 있다”며 “나만의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하고 이미 올라온 수백 개의 레시피를 다운받아 그대로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24시간 무인운영 ‘주스 착즙기’주스 착즙기에 자동화 기기를 접목한 착즙 주스 자판기를 선보인 업체도 있었다. 가맹사업업체 ‘편안’에서 선보인 주스 자판기 ‘바로주스’는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오렌지 네 알을 바로 착즙해 주스 한 컵을 만들어낸다. 사람이 없이도 기계가 알아서 하는 데다 신선한 과일의 착즙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인건비가 절약되는 만큼 주스 한 잔의 가격을 시중의 다른 착즙주스에 비해 30~50% 싸게 책정할 수 있다. 편안 관계자는 “주문과 동시에 신선한 주스가 착즙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 달부터 서울 종각에 24시간 운영하는 주스 편의점을 열었는데 하루 평균 40여 잔이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많고 관심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보라/김소현/서유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세계 주요 바이어 6000명, 커피·식음료 산업 참가기업 600곳 정보 열람 가능1:1 비즈니스 매칭 서비스 통해 참가기업 수출 성과 창출 기대공식 홈페이지 통해 22일까지 바이어 및 참가사 등록제17회 서울카페쇼가 다음달 8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참가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를 높일 수 있는 1:1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카페쇼 모카포트(Mocha port)’를 올해 새롭게 론칭했다고 밝혔다.카페쇼 모카포트는 과거 커피 무역의 발상지였던 예멘의 무역항 모카포트에 착안해 전 세계의 주요 바이어와 참가기업을 연결해줌으로써 행사에 참가하는 소상공인들의 실질적인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카페쇼 모카포트(Mocha port)는 IT 기술을 접목한 체계적인 1:1 온라인 사전 매칭을 진행해 보다 진보된 방식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카페쇼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커피 전문 전시회인 만큼 우수한 제품력과 수출력을 보유한 600여개 기업이 현재 카페쇼 모카포트에 등록한 상태다. 비즈니스 품목도 다양하다. 커피머신, 그라인더, 원두 등 커피와 관련된 항목부터 차, 베이커리, 디저트를 비롯해 카페 인테리어, 매장설비까지 커피 및 식음료 산업 전분야를 아우른다. 또한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 및 미주, 유럽 등 30여개국에서 커피업계 빅 바이어 6000여명이‘카페쇼 모카포트’ 플랫폼을 통해 관심 기업과 자유롭게 사전 매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커피 전문 전시회로서는 최초로 도입한 1:1 비즈니스 매칭 서비스인‘카페쇼 모카포트’에 많은 업계 종사자와 각 국 바이어가 등록하고 있다"라며 "체계적인 비즈니스 매칭 서비스를 통해 참가업체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기회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카페쇼의 산업적 영향력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전했다.서울카페쇼 참가기업과 매칭을 원하는 업계 종사자 및 바이어 등록은 오는 22일까지 가능하며, 온라인 사전 매칭은 10월 말까지 진행된다. 현장 미팅은 11월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7회 서울카페쇼에서 행사 기간 내내 진행된다. 올해 서울카페쇼는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카페쇼의 산업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커피 시장이 직면한 양극화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제7회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을 동시 개최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 전문 전시회로서 지속 성장 가능한 커피 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오는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 전시회인 서울카페쇼(11월8~11일)를 주최하는 엑스포럼이 해마다 카페쇼와 함께 여는 토종 컨벤션 행사다. 65개국 2200명의 커피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은 세계 커피업계에서 글로벌 커피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다.오윤정 엑스포럼 이사는 “세계 커피시장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이 행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지면서 서울카페쇼의 꾸준한 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전시회와 컨벤션의 결합전시회와 연계해 콘퍼런스와 포럼 등 컨벤션 행사를 동시에 여는 ‘콘펙스(Confex)’ 행사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분야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이름만 국제행사’라는 냉혹한 평가와 함께 기업과 바이어로부터 외면받던 전시 분야에서 서울카페쇼 등과 같이 컨벤션 동시 개최를 통한 성공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콘펙스가 지속성과 확장성을 갖춘 토종 컨벤션 발굴과 전시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관련 업계의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김상욱 한국전시산업진흥회 회장은 “기업의 홍보·마케팅 등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전시회와 최신 정보 및 이슈를 주제로 세미나 형태를 띠는 컨벤션은 형태와 기능 면에서 상호 보완재로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콘펙스 효과 노리는 지역 전시회컨벤션을 전시회와 연계한 콘펙스 행사를 개최하려는 시도는 주로 지역 단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시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단점과 부족한 인지도를 국제 콘퍼런스와 포럼 등 컨벤션 프로그램이 더해진 콘펙스 행사를 통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그린에너지 엑스포는 지역 행사로는 드물게 신재생 에너지 분야 대표 전시회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2004년 대구시가 유치한 세계 솔라시티 총회의 부대행사로 시작된 이 전시회는 올해 30개국 280여 개 기업이 참여해 3만 명이 넘는 국내외 바이어가 다녀갔다. 참여 기업 중 해외 기업의 비중도 수년째 30%에 육박하고 있다. 김석범 엑스코 전시팀장은 “지역 행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전시회와 동시에 여는 그린에너지 콘퍼런스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경남 창원시도 컨벤션과 연계한 국제 산업전을 준비 중이다. 이달 16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하는 산업용 3D프린팅·적층제조 산업 전시회 ‘TCT 코리아’는 전시회 못지않게 콘퍼런스로 유명한 행사다. 경상남도와 창원시, 코엑스 창원사업단이 지난 3년 동안 공들여 유치에 성공했다. 이계성 코엑스 창원사업단 전시팀장은 “영국 TCT그룹이 유럽과 미주, 아시아에서 여는 콘퍼런스는 참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브랜드가 될 만큼 3D프린팅·적층제조 분야에서 유명한 글로벌 행사”라고 설명했다.맞춤형 관리체계 마련해야전시와 컨벤션을 연계하는 콘펙스 행사 개최로 인한 시너지를 높이려면 일원화된 육성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컨벤션은 문화체육관광부, 전시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는 이원화된 지원체계로는 콘펙스 시장 확대를 통한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제 협회와 단체, 학회가 주최하는 대형 총회나 학술대회와 함께 전시회를 개최하려면 전시와 컨벤션을 아우르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김봉석 경희대 전시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마이스 선진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전략적으로 컨벤션과 전시회를 하나의 조직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기존 전시회는 물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어렵게 국내로 유치한 국제행사를 콘펙스 행사로 키우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입체적이고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콘펙스(Confex)컨벤션의 하나인 콘퍼런스(Conference)와 전시·박람회(Exhibition)를 동시에 여는 전시·컨벤션 결합 행사를 가리키는 합성어. 전시회와 함께 300여 건 이상의 콘퍼런스와 세미나가 동시에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세계전자제품박람회(CES)와 독일 베를린의 국제가전박람회(IFA),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이 대표적인 콘펙스 행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