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수립 100주년 포럼…"불안하지만 세력균형 유지돼 큰 전쟁은 없을 것" "'한반도 중심외교는 허튼소리' 주장 동의 안 해…우리 운명 스스로 개척 가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7일 동북아 정세와 관련, "상대적으로 침체된 미국과 급격히 국력이 증대된 중국 사이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동북아에서 통합과 협력이 제도화된 새로운 공동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미래 100년 전망 국제학술포럼'에서 "동북아가 미중 간 신냉전 구도로 가고 중국과 일본간 새로운 경합구도가 생길 수 있으며 한중일간 민족주의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에 따른 양극 체제가 고착화해 동북아 지역에서 갈등과 대립이 상시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막으려면 한중일이 대립하는 대신 협력해 스스로 새 질서를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특보는 "현대에 가장 큰 도전은 미중 간 갈등 구도"라면서 "비교적 정체되고 있는 패권국인 미국과 급격히 상승하는 중국 사이 묘한 갈등과 경쟁관계 등 (동북아에)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향후 100년 미중은 협력과 경쟁 관계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지만 갈등과 대립이 지속돼 그것이 증폭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중국이 북한·러시아와 북방 3각 구도를, 미국이 한국·일본과 남방 3각 구도를 구축해 지정학적·지경학적 충돌이 있을 수 있다"며 "세력 균형이 유지돼 큰 전쟁은 안 나겠지만 한반도 통일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특히 "상대적으로 침체된 미국과 급격히 국력이 증대된 중국 사이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가장 큰 플래시 포인트가 양안(兩岸)이 되거나 제2의 한국전쟁이 난다는 견해도 있다"며 "또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떠나며 무정부 상태가 조성될 경우 중일간 세력경쟁이 생기며 새 경합 구도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민족주의적 갈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떠난 상태에서서 역사가 청산 안되고 일본이 헌법 개정해 계속 보통국가로의 행보를 강화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중화민족주의 바탕으로 중국의 힘 키우며 한국도 그 상황에서 통일돼 강한 민족주의를 가진다면 민족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세계 경찰이 될 수 없다'며 일본을 대리인으로 세워놓고 동북아를 떠난다면 중일 간 세력 경쟁이 생기면서 새 경합 구도가 생겨 우리에게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 혹은 중국과 같이 갈 수도 있고 미중 사이 파도를 슬기롭게 피할 수도 있으나 결국은 우리 스스로 노력해서 동북아의 새로운 협력과 통합의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되고 평화·번영의 새로운 한반도와 동북아를 만들려면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미래 100년의 역사는 강대국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특보는 "많은 분이 '한반도 중심 외교는 허튼소리'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부 단합을 통해 '미래의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총의가 있다면 얼마든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