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살아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0전 하락한 달러당 1156원90전에 마감했다. 지난달 2일 1206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4일엔 1160원 선마저 내줬다.

이에 따라 환율이 떨어지면 수익을 낼 수 있는 ETF들이 쏠쏠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달러선물지수가 하락할 경우 하락률의 두 배 수준에서 수익률이 결정되는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는 지난달 초 대비 8.32% 올랐다.

환율 하락기에 달러 인버스 레버리지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사두면 지수 하락폭의 두 배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예상과 달리 환율이 오르면 상승폭의 두 배만큼 손실을 보기 때문에 리스크(위험)가 큰 투자 상품이다.

거래소에는 달러 관련 ETF가 총 10개 종목, ETN은 4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일반 주식 종목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및 환매가 간편하다. 다만 주식이 아니라 펀드 상품이어서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석 달 만에 다시 7위안 아래로 내려가는 등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상징적인 수치인 7위안을 밑돌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난 5월 위안화 환율이 6.7위안 선에서 6.9위안 선으로 올라서기 전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이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이상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출 부진 등 한국의 자체 요인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113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