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러시아와 공동생산 논의로 S-400 2차분 인수 지연"
터키 당국이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의 2차분 인수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공동생산 및 기술이전이 논의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터키 최대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이스마일 데미르 터키 방위산업청장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기술이전과 공동생산 논의로 S-400 2차분 인수가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400 미사일 1차분은 완제품으로 인수했지만, 2차 인수분은 공동생산과 기술이전을 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S-400은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같은 러시아제 지대공 요격미사일로, 특히 미국의 F-35 전투기나 B-2 전략폭격기처럼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항공기를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터키는 미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전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터키의 기술이전 요구에 난색을 보이며 판매를 거절했다.

그러자 터키는 2017년 4월 러시아와 S-400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7월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 1차분을 인수했다.

올 연말에는 2차분 인수를 시작해 내년 4월께 실전 배치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이에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가 S-400 미사일을 도입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NATO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한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F-35의 터키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자 터키는 러시아의 수호이(SU)-35 또는 SU-57 전투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데미르 청장은 러시아가 SU-35 전투기의 구매를 제안했으며, 러시아 측 제안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미르는 "러시아의 제안이 있었고 우리는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사안을 '내일 바로 사겠다'는 식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측 제안의 경제적·전략적 측면이 검토될 것"이라며 "즉각적인 결정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F-35 전투기의 구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데미르 청장은 "'F-35의 시대는 가고, SU-35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우리는 러시아의 제안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러시아와 공동생산 논의로 S-400 2차분 인수 지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