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기발하고 이해하기 쉬운 펀드 이름 찾기에 나섰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타깃데이트펀드(TDF)다. 지난해 말 1조3730억원(설정액 기준)이던 TDF 시장 규모가 올해(11월 1일 기준) 2조5355억원으로 급성장하는 등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쉬운 펀드 이름을 붙인 만큼 투자자의 반응도 좋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 펀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생애주기 변화에 맞춰 자산 비중을 바꿔주는 TDF를 ‘알아서’라는 단어가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운용사에서 질투 어린 시선이 나올 정도다. 조준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고객에게 TDF라는 생소한 상품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마케팅에도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이 펀드에는 설정 이후 2930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TDF 가입 대상이 보편적임을 강조한 상품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 KB자산운용의 ‘KB온국민TDF’ 등이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금융 전사 공동 슬로건인 ‘라이프플러스’를 활용해 ‘라이프플러스TDF’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DF’,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키워드림TDF’처럼 자산운용사 이름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운용사들은 TDF 명칭 끝에 2040, 2050 등으로 은퇴 시점을 표시한다.

쉬운 펀드 이름을 짓는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비용 부과 방식이나 판매 경로 등 펀드의 핵심 정보를 투자자가 한눈에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지난 10월 1일부터 펀드 이름에 붙었던 A(수수료 선취), e(온라인 판매), CDSC(보수체감) 등 펀드 클래스 명칭에 한글을 병기하도록 했다. 자산운용사가 공모펀드를 금감원 펀드심사팀에 신고할 때 한글 명칭이 병기돼 있지 않으면 심사에서 탈락한다.

황선오 금감원 자산운용제도팀장은 “영문명에 큰 의미가 담겨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정보를 잘 몰랐다”며 “개인투자자가 상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펀드 이름에 신경을 쓰면 공모펀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