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통합 속도 내달라"…총선 전략·공천 방향 논의 시작 '인재영입 헛발질' 지적에 "당 위한 질책·고언 경청"…내분 수습 박찬주 영입 전면 재검토 기류도…"영입 강행 분위기 아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박찬주 전 육군대장 인재영입 논란 등으로 불거진 리더십 문제에 총선기획단 출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밑그림을 그리고 보수통합과 당 혁신 등 해묵은 과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이다.
황 대표는 4일 오후 국회에서 박맹우 사무총장을 비롯한 12명의 총선기획단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곧바로 1차 회의를 열었다.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 캐치프레이즈부터 총선 전략과 공천 방향을 포함해 보수통합 논의까지 숙성시킨뒤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내년 총선과 관계된 모든 전술·전략 준비에 시동을 건 셈이다.
황 대표는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혁신과 통합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혁신은 물갈이를 포함한 인적 쇄신과 공천룰 개정, 통합은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등 보수통합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취임 후 대정부 규탄 장외집회 등에 매달리면서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에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당이 당 내분을 우려하면서 주춤한 사이, 현역 의원 수십명의 물갈이론을 먼저 들고나온 여당에 선수를 뺏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총선기획단 출범과 함께 국면을 전환해 최근 잇따른 리더십 논란을 잠재우고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는 리더십 논란을 증폭시켰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 인재영입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 대표는 오전 최고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났을 때는 '보류된 박 전 대장을 포함해 (이번 주 2차 인재영입 때)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좋은 인재들을 더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혹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시기와 범위를 잘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반발 여론을 고려해 일단은 한발 물러섰지만, 향후 시기를 따져 박 전 대장의 영입을 강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장이 자처한 기자회견 후 '삼청교육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다시 만나 "제가 왔다 갔다 하느라 (직접) 듣지는 못했다.
그런 말은 (보고를) 들었다.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박 전 대장 영입을 강행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이렇게 논란이 된 후 다시 영입을 새삼 추진하는 것은 당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이같은 기류 변화에는 박 전 대장을 둘러싼 당내 반발과 여론의 비판이 있다.
황 대표는 잇따른 리더십 논란을 의식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일도 있다.
질책과 고언을 경청하고 있다"(4일 최고위 공개발언), "실수한다고 뒤에서 내부총질 하면 되겠나"(2일 경남 창원 당원보고대회) 등 내부단속과 수습에 나섰지만, 비박(비박근혜)계와 복당파를 중심으로 황 대표를 겨냥한 리더십 흔들기는 증폭돼 왔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내부 총질 운운하는 것은 당원들에게 협박이나 하는 '협량 정치'에 불과하고 비판을 허용치 않겠다는 '문재인식 정치'와 다를 바가 있는가"라며 "우리 편만 보고 정치하는 속 좁은 '우렁쉥이 정치'는 인제 그만두고 정신 차리고 국민을 보고 정치하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박 전 대장과 관련해서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장이 5공 시대의 삼청교육대까지 거론했다.
이분은 5공 시대에나 어울리는 분이지 지금 이 시대에는 부적절한 인물로 보인다"며 "만약 이분을 영입한다면 우리 당은 5공 공안검사 출신이 5공 장군을 영입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니 당이 영입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