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 '날아가 버린 새' 무대 올려
블랙리스트 극작가 "같은 일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블랙리스트 사과 과정에서 제가 누락된 것을 지난해 12월 알게 됐는데, 리스트에 제가 있었다는 것이 충격이었고 당황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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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지만 지난해 5월 국립극단 사과 과정에서 누락됐다 지난달 뒤늦게 사과를 받아 논란이 된 장지혜(26) 작가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국립극단은 장지혜 작·전인철 연출 '날아가 버린 새'를 2016년 공연사업 후보로 선정하기로 했지만, 해당 작품이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5월 국립극단은 전 연출에게는 사과했으나 장 작가에게는 사과가 없었고, 지난달 21일에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장 작가는 "이름 앞에 붙는 '블랙리스트 피해자'라는 단어가 저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 같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단순히 제 억울함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연극을 하는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그냥 덮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날아가 버린 새'가 무대에 오른 소감을 묻자 "4년 전 작품이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고 했을 때 작품성에 문제가 있는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공연하게 되니까 기쁘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국립극단 무대에 연극을 올리고 싶어하는 젊은 예술가가 많다"며 "블랙리스트와 같은 일이 어디선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연극 '날아가 버린 새'는 부모 사랑이 결핍한 한 소년과 환각을 통해서만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볼 수 있는 친구들, 그리고 소년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2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