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대통령궁 근처에서 수천명 행진

반정부 시위가 2주 동안 벌어진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에서 3일(현지시간) 미셸 아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레바논 국민 수천명은 이날 수도 베이루트 남동부 대통령궁 근처의 도로에서 행진하며 아운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명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반정부 시위대를 비난했다고 AP,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집회에서 이름을 '디아나'라고 밝힌 한 여성은 AFP에 "아운 대통령은 개혁을 원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며 아운 대통령이 부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친정부 집회는 지난달 17일 레바논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뒤 최대 규모다.

혼돈의 레바논서 이번엔 아운 대통령 지지 집회
반정부 시위는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의 세금 부과 계획에 대한 반발로 촉발됐으며 시위대는 아운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나 되는 국가부채와 통화가치 하락,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급기야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지난달 29일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또 베이루트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후 아운 대통령은 부패 척결, 경제 재건, 시민국가 건설 등 3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며 시위대에 이해를 당부했다.

아운 대통령은 앞으로 의회와 논의해 차기 총리를 선임해야 한다.

종파, 종족이 뒤섞인 레바논은 헌법에 따라 기독교계 마론파가 대통령을 맡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담당하는 독특한 정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