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냐, 한 번 더 남았느냐 하는 점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를 더 인하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시장에 전달했다. 성명서 내용 중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문구가 삭제된 게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업 투자, 수출, 제조업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소비지표가 견고해 경제는 완만하게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에 대한 긍정적 판단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없어 금리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한 부분이다.

경기지표 중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물가상승률이다. 물가 압력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시간당 임금은 전달 대비 0.4%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9% 늘어났다. 물가 상승에 미치는 압력이 현저하게 낮다. 물가상승률 1.7% 수준에서 유동성이 확대되는, 실질적 네 번째 양적 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Fed가 단기채 위주로 월 600억달러어치를 매입하고 있는 점, 이 정책이 이번 금리 인하 결정 과정에서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요 체크 포인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일 공식 취임하면서 유럽이 200억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를 시작하는 것도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만하다.

이미 S&P500이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전형적인 ‘골디락스’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현저히 낮다. 다만 골디락스 장세가 이어지기 위한 조건이 있다. 미·중 무역협정이 순조롭게 체결돼야 한다.

칠레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던 미·중 무역 1차 협정은 난기류를 만났다. 칠레에서의 시위 때문에 양국이 만나는 게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미·중 관계가 해빙 무드로 전환되면 정보기술(IT)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관련 기업이 주목 대상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관련 패키징 및 카메라 센서 기업에 관심을 둬야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연말께 완전 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종의 테스트 개념으로 FSD 업그레이드 패키지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이를 제공한다. 주식시장이 실제로 벌어질 일을 6개월 앞서 반영한다고 보면 FSD 기술은 투자자들의 코앞까지 온 것이다.

하이비젼시스템은 후공정 장비(카메라, 센서 검사장비 등) 기업이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검사장비가 70%를 차지한다. 고객별 매출은 해외 고객 70%, 국내 고객 20%, 기타 10%다.

이 회사는 카메라 센서 기술 변화의 시기에 고객의 투자와 맞물려 성장했다. 2019년 말은 센서 기술이 또 한 번 바뀌는 시기다. 구조광(SL)이라는 직사광 센서에서 ToF(Time of Flight)라는 새로운 센서 기술로 바뀌는 초입에 있다. ToF는 증강현실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거리 인지 기능을 수행할 핵심 부품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과 자율주행에 꼭 필요한 센서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2017년 초부터 2018년까지 보여줬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 실적과 주가 둘 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게 가능하다.

ToF는 ‘Time of Flight’의 약자다. 직역하면 ‘비행기간’이다. 카메라 센서에서 빛이 날아가 사물에 부딪히는 시간을 말한다. 증강현실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거리 인지 기능을 수행할 핵심 부품으로, 5G 이동통신 환경과 자율주행에 꼭 필요한 센서다.

2020년 자동차 카메라는 한 대당 10개는 들어가야 한다. 2020년만 보더라도 총 1억200만 개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이미 채택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애플의 채택이 예상된다. ToF는 기존 SL 방식의 3차원(3D) 모듈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센서를 위한 신규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카메라에도 ToF 센서가 필요하다. IT산업의 흐름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IT 수요의 불확실성은 풀기 힘든 숙제다. 그러나 자율주행의 미래는 명확하다. ToF 센서 기술 발달은 기술 발전 방향과 일치한다.

하이비젼시스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현재 1.2배 수준이다. 확실한 저평가 상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약 530%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