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31일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대표를 만나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요구 등과 관련한 문제를 협의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엄중한 시기”라며 “지혜를 모아 어떻게든 해법을 찾자”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과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면담했다. 북한의 철거 요구 이후 첫 만남이다. 김 장관은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겠다”며 “남북한 당국 간 이야기할 게 있고, 사업자와 북한 사이 협상도 해야 하고, 통일부와 사업자 사이에서도 잘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 준비를 열심히 해오고 있었는데 정말 당혹스럽다”며 “민간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당국이 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각적인 대북 관계나 국제 관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배 사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문제는 문서 교환보다 (북측과) 만나서 해야 한다”며 “철거 하나를 하더라도 조사와 검토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 여부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안 사장은 “금강산에 진출한 기업들의 재산권도 보호해 주면서 한반도 관광 활성화 취지에서 북한과 협의를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를 보도한 후 이틀 뒤 통일부에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 문제를 문서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냈다. 정부는 지난 28일 남북한 당국자 간 실무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지구에 1억9660만달러(약 2284억원)를,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 기업이 1억2256만달러(약 1424억원)를 투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