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네오스와 '3각 연정'?…극우 자유당과 재연합 배제 못해
오스트리아 제1당 국민당, 연정 파트너 누가 될까?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출구 조사 결과 국민당이 승리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어느 정당과 연립 정부를 꾸릴지 주목된다.

국민당이 37.2%의 득표율로 제1당이 되기는 했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 연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디 프레세 등 현지 매체는 국민당-녹색당-네오스의 '3각 연정'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이 여름에 기록적인 무더위를 겪으면서 기후 변화가 총선의 주요 이슈로 떠올라 녹색당이 이번 총선에서 14.3%의 득표율을 기록, 약진한 영향이 크다.

세 당 모두 선거 유세 기간 이 같은 연정 가능성을 배제한 바 없다.

다만 보수 우파 국민당과 좌파 성향의 녹색당, 친기업적인 네오스의 '이색 결합'은 이주민이나 환경 등 여러 정책에서 이견을 드러낼 확률이 커 연정을 구성해도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당이 극우 자유당과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유당은 전 대표였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의 '부패 동영상' 이후 국민당과 사이가 일견 멀어지는 듯했지만, 유세 기간 정부 구성 참여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으며 국민당에 연정 '러브콜'을 보내왔다.

심지어 노르베르트 호퍼 자유당 대표가 국민당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를 닮은 배우와 함께 전문가 상담을 받으면서 "함께 계속하기 위해 잠시 밀어냈을 뿐"이라고 말하는 선거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당 내에서도 강경파인 헤르베르트 키클 전 내무장관에 대한 쿠르츠 전 총리의 반감이 커 호퍼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연정에 대한 자유당의 희망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그칠 수도 있다.

오스트리아 제1당 국민당, 연정 파트너 누가 될까?
또 다른 대안은 득표율 22.0%로 2위를 차지한 중도 좌파 사민당의 협력이다.

두 정당은 1945년 종전 후 오랜 기간 오스트리아를 함께 통치해왔다.

그러나 2017년 총선에서 2위를 차지한 사민당 대신 3위 자유당을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로 선택한 당사자가 바로 쿠르츠 전 총리라는 점에서 현지 매체는 대연정의 성사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국민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하고 소수 정부로 남는 것이지만, 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어떤 시나리오든 국민당과 이를 이끄는 쿠르츠에게 마음에 100% 쏙 드는 대안이 없어 연정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 분석가 토마스 호퍼는 AP 통신에 국민당과 자유당의 연합은 정책 측면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이지만 3각 연정처럼 불안정할 수 있다면서 "(쿠르츠가) 역병과 콜레라, 에볼라 가운데서 선택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제1당 국민당, 연정 파트너 누가 될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