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우라늄 축적 중이거나 축적 준비"
IAEA "이란, 고성능 원심분리기 사용…핵합의 위반"(종합)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6일(현지시간)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고성능 원심분리기의 사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IAEA는 회원국에 전달한 보고서에서 "25일, 연구개발용 파이프라인 2와 3에 이미 설치된 모든 캐스케이드(원심분리기를 연쇄적으로 잇는 방식)가 농축 우라늄을 축적 중이거나 축적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 파이프라인에는 최대 20기의 원심분리기로 이뤄진 캐스케이드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이란이 지난 8일 IAEA에 보낸 서한에서 밝힌 대로 해당 파이프라인에 각각 IR-4형과 IR-2m형 원심분리기 164기를 구성할 수 있는 캐스케이드 설치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캐스케이드를 구성한 원심분리기에 연결된 파이프라인은 원심분리기 내부에서 분리된 우라늄 동위원소(U-235, U-238)의 기체 화합물(UF6)을 따로 뽑아낼 때 쓰인다.

그러나 이 같은 이란의 핵 활동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사항을 또 다시 벗어나는 것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핵합의는 이란이 2026년까지 나탄즈의 농축 시설에 초기 모델인 IR-1형 원심분리기 5천60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R-1형보다 농축 속도가 4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진 IR-4형은 2026년까지 최다 10기까지 캐스케이드를 구성하는 연구개발 활동을 할 수 있다.

IR-5형은 단 1기만 시험 가동할 수 있고 캐스케이드는 구성할 수 없다.

IR-1형보다 농축 속도가 약 10배 빠른 IR-6형은 2024년 하반기부터 최다 30기까지 캐스케이드 시험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고성능 원심분리기는 2026년까지 우라늄 농축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해 핵합의를 탈퇴한 뒤 핵합의 서명 당사자인 유럽 측마저 이란과 교역을 사실상 중단하자 5월 8일, 7월 7일, 9월 6일 등 60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핵합의 이행을 축소했다.

가장 최근 개시한 3단계 조처는 우라늄 농축에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의 수량과 가동 시한을 연구개발용으로 엄격히 제안한 핵합의의 조항을 어기는 내용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