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서약 참여자 늘어

"음주운전 근절은 사랑입니다" 사고 1년째 뛰는 윤창호 친구들
"하늘나라에 있는 창호야 지금 잘 보고 있니?"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 씨의 친구들이 사고 발생 1주년을 맞아 26일 고속도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벌였다.

윤 씨와 고교 친구인 예지희·손희원·진태경(24) 씨는 이날 경남 남해고속도로 진주휴게소 부산 방향에서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1시간가량 캠페인을 펼쳤다.

이들은 '고속도로 음주운전 근절'이라고 쓴 어깨띠를 한 채 휴게소를 찾은 운전자들을 상대로 "서명 부탁합니다"라고 외쳤다.

윤 씨 친구들은 운전자들에게 '고속도로 음주운전 근절 서약서'를 받고 도로공사가 준비한 음주운전 근절 홍보물을 부지런히 나눠줬다.

이들의 친구인 윤 씨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25일 부산 해운대구 한 교차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1% 만취 상태인 운전자 박모 씨 차량에 치여 45일간 사경을 헤매다 지난해 11월 9일 숨졌다.

한국도로공사는 윤 씨 친구들과 함께 올해 3월 28일 '음주운전 근절+사랑' 운동 협약식을 하고 이날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공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도로공사는 음주운전 근절 약속 서명자 1인당 2천원씩을 적립하고 기부하는 사랑운동도 벌인다.

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 김병준 고객팀장은 "음주운전 근절 서약은 바로 나 자신과 이웃을 위한 사랑 운동"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 근절은 사랑입니다" 사고 1년째 뛰는 윤창호 친구들
이날 캠페인에는 자발적으로 서명에 동참한 운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명에 참여한 운전자 김경택(79·대전시 중구) 씨는 "윤창호 씨 친구들이 거리로 나선 모습을 보니 여전히 마음이 아린다"며 "음주운전은 결코 해선 안 되고 절대 방조하지도 않겠다"고 다짐했다.

윤 씨 친구 예지희 씨는 "음주운전을 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바뀔 때까지 계속 뛸 것"이라고 말했다.

예 씨 등은 친구를 잃은 후부터 지금까지 음주운전 근절과 처벌강화를 위한 사회운동을 계속해왔다.

이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12월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유발한 운전자에 최대 무기징역이 선고되도록 처벌을 강화한 일명 '제1 윤창호법'인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개정됐고, 올해 6월에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제2 윤창호법)이 시행됐다.

윤 씨 친구 진태경 씨는 "창호야 우리가 열심히 할 테니 하늘나라에서 잘 지켜봐 줘"라고 말했다.

윤 씨 친구들은 이달 30일과 내달 1일 부산교통공사와 함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캠페인을 이어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