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놓고 상반된 평가
바른미래 "北 체제보장 필요성만 강조", 정의 "지혜로운 제안", 평화 "긍정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내용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 것과 관련, 25일 여야 정치권에서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진보 성향 정당은 "평화의 길을 열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정당을 "북한 바라기 대북 정책"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평화에 협력할 것을 제안, 북미대화의 동력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는 성과를 얻었다"며 "국제사회가 함께 만드는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여정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원칙 위에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더 크고 깊게 내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與 "文대통령, 평화의 길 열어", 한국당 "국민기대 저버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은 단 한 번도 9·19 선언을 위반하지 않았고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여지없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북한 바라기 대북정책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무시와 모욕, 안보 위협으로 이어졌다"며 "속 빈 유엔 기조연설은 국민에게 어떠한 신뢰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與 "文대통령, 평화의 길 열어", 한국당 "국민기대 저버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한 채 북한의 체제보장 필요성만 강조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연설이고 무엇을 위한 연설인지 분별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 남북을 가르는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것은 남북 간 평화를 공고히 하는 데 국제사회가 힘을 보탤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지혜로운 제안"이라고 논평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의지를 강력히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남북 간 진전된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행보에 큰 틀에서 동의하는데,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한반도 평화는 유지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진전이 없다면 DMZ의 국제적 평화지대 구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