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카시트 브랜드 다이치. (사진 = 다이치)
국내 토종 카시트 브랜드 다이치. (사진 = 다이치)
국내 카시트 업체 다이치(DAIICHI)가 해외에 K카시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2001년부터 카시트를 판매해 온 다이치의 누적 판매 카시트의 수는 80만대에 달한다. 다이치는 연간 8~9만대의 카시트를 판매하고 있다.

다이치 관계자는 "국내 카시트 시장에서 다이치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4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매출 규모, 브랜드 선호도 조사 등을 바탕으로 다이치가 매출 1위인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 "일본 기업 아닙니다" 안정성 1위 토종 카시트

일본어 회사명에 일본 기업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다이치는 사실 국내 토종 기업이다. 최근 일본 불매운동이 확으로,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다이치의 전신은 1981년 설립된 제일산업으로, 국내 자동차 제조기업의 1차 벤더였다. 자동차 후미 등을 아시아자동차 및 기아자동차 등에 부품을 납품했다.

2000년대 들어 다이치는 사업 방향을 카시트로 전환했다. 2001년 카시트 제조업으로 업종을 변경, 유아용 카시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 국산품 카시트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일본 고문을 영입, 제품의 기능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제일', '최고'라는 뜻의 일본어인 다이치를 붙였다. 당시 수출 텃밭이었던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한 사명이었다.

다이치는 100% 토종 브랜드다. 카시트의 부품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카시트를 제작 및 생산하며, 카시트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도 국산품을 쓴다.

대표 제품으로는 브이가드(토들러&주니어) 카시트가 있다. 한 번 구매하면 12개월부터 12살까지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어깨 확장형 카시트로 아이 성장에 따라 헤드레스트(머리를 받치는 부분) 높이와 어깨 넓이가 동시에 V자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이치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은 2011년 KBS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카시트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각 제품이 어떤 브랜드인지 설명하지 않고, 시속 60km로 충돌할 때 카시트에 앉은 아기 인형이 받는 충격량을 측정했다.

시험 결과, 다이치 제품이 아이가 받는 충격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시험에서 다이치가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다이치 카시트는 육아카페, 커뮤니티 등에서 품질에 대한 입소문을 탔다. 이후 6개월 간 다이치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시장 점유율이 60%였던 영국의 브라이텍스를 앞지른 계기가 됐다.

장착방식이 간단하고 편리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경쟁사와 달리 카시트 소재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2009년 업계 최초로 카시트 소재를 오가닉(친환경) 순면이나 모달 소재(너도밤나무 추출 식물성 원단)을 사용했다. 민감한 피부의 아기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패드에 오가닉을 적용한 것은 다이치가 세계 최초다.
다이치 원픽스 360 제품. (사진 = 다이치)
다이치 원픽스 360 제품. (사진 = 다이치)
◆ 전좌석 안전띠 의무화에 카시트 판매량 '확대'

다이치는 국내 판매량을 더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전좌석 안전띠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6세 미만 아동의 카시트 착용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국내 카시트 착용률은 40% 정도다. 유럽 선진국은 95%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이에 다이치는 국내 카시트 보급률을 10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비자들의 요구도 사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전좌석 안전띠 의무화가 시행됐지만, 대중교통 이용 시 카시트 착용이 어렵다는 부모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다이치가 택시운송가맹상버체 타고솔루션즈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이유다. 업계 최초로 여성전용 택시인 웨이고 레이디에 자사 카시트를 제공했다. 현재 15대 정도 카시트를 보급하고 있으며, 여성전용 택시 이용률이 늘어나면 카시트도 추가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이치는 국내에서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2010년 일본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으로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다. 2012년엔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수출 규모는 전체 매출액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월엔 2019홍콩 유아용품 박람회에서 '메리트 어워드'도 수상했다. 홍콩 유아용품 박람회는 중국 상해, 독일 쾰른과 함께 세계 3대 유아박람회로 손꼽힌다. 올해는 한국 싱가포르 호주 등 29개 국가에서 61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다이치는 '원픽스 360'로 메리트 어워드를 받았다. 메리트 어워드는 참가 신청 제품 중 디자인 친환경성 기능 안전성 등을 종합해 상위 5% 브랜드에 수여된다. 2016년에도 '퍼스트세븐 터치픽스'로 베스트 상품상을 받기도 했다.

이제 다이치는 종합 육아용품 브랜드로의 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모차 및 관련 액세서리를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3in1 올인원 아기띠 '루이'를 시작으로 절충형 유모차 앨리(ALLEE), 주니어 카시트용 액세서리 등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다이치 관계자는 "연내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아기띠 및 유모차 신제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 토탈 육아용품 브랜드로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