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은 동원참치다. 추석선물로 빠지지 않는 참치캔은 1982년 동원참치가 첫 국산 참치캔으로 등장할 당시만해도 낯선 식품이었다. 동원참치는 시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으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 왕좌를 37년간 지키고 있다.

◆82년생 동원참치, 첫 국산 참치캔…62억캔 팔렸다
사진=동원F&B 제공
사진=동원F&B 제공
동원참치가 출시된 1980년대 초 당시 참치캔은 국민소득 2000달러 이하의 나라에서는 팔리지 않는 선진국형 식품이었다. 미국에서는 보편화됐지만 1981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1200~1300달러에 그친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동원그룹의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은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가 되면 참치캔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출시를 결정했다. 한식 문화에 어울리게 유지가 들어간 참치캔을 구상한 결과, 면실유를 담은 첫 국산 참치캔 '동원참치 살코기캔'을 1982년 12월 선보였다. 1969년 원양에서 참치를 잡아 선진국에 수출하던 동원산업은 참치캔 출시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자평한다. 그리고 동원그룹은 현재 국내 최대 수산 종합기업으로 성장했다.

동원참치는 현재 단일제품으로 매년 4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들이는 '국민 참치'다. 지난해 말 기준 총 판매량이 62억캔을 돌파했다. 국민(5100만명 기준) 1인당 121.6개를 먹은 셈이다. 일렬로 늘어 놓으면 지구를 약 13.2바퀴(약 50만km) 돌 수 있는 거리가 되는 분량이다. 수직으로 쌓아 올리면 에베레스트 산(8848m)의 약 2만8000배 높이가 되는 양이다.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은 75%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시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참치캔 고급식품서 건강식품까지 변모
1980년대 초 동원참치 선물세트 판매 풍경(사진=동원F&B 제공)
1980년대 초 동원참치 선물세트 판매 풍경(사진=동원F&B 제공)
동원참치는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변모하는 시대상에 맞는 마케팅으로 1위 왕좌를 지키고 있다.

출시 초기에는 소비자들에게 생소하던 참치캔을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동원산업은 주말에 유원지나 기차역 주변, 등산로 입구, 야구장 등에서 행락객을 중심으로 동원참치를 소개했다.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시식행사를 열고 샌드위치, 버거 등 양식이나 김밥에 넣어 먹어도 좋다는 점을 알렸다. 참치가 고급 어류란 점에서 고급식품, 선진국형 식품으로 포장하기 위해 광고에는 헬리콥터와 참치선망선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1984년 추석명절에 업계 최초로 개발한 참치캔 선물세트는 그해 추석에만 30만세트 이상이 팔리며 흥행했다.

이후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최 등을 거치며 한국경제가 고성장하는 과정에서 참치캔은 '편의식품'으로 변신하게 됐다. 시류에 발맞춰 동원참치는 야채참치, 고추참치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가미참치캔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맞벌이 부부가 등장하면서 부터는 도시락 수요를 공략했다.

2000년대 들어 참치캔 매출 성장의 정체기가 나타난 상황에서 동원참치는 '건강식품'으로 참치의 가치를 혁신시키는 방향을 택했다. 참치가 '고단백·저지방 수산물'로 칼슘·DHA·EP·단백질·오메가6·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들어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건강을 지향하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참치의 '제2의 전성기'가 열렸다고 동원참치는 자부한다.

2003년 2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정체를 겪던 연간 매출은 2011년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매출은 4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다.

최근에는 TV를 잘 보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해 '동원참치 송'을 내세운 동원참치 CF가 대박을 쳤다. 7월에 선보인 동원참치 CF는 공개 한 달 만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채널에서 누적 조회 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

동원F&B 관계자는 "동원참치 송은 중독성 있는 가사와 리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치어가 하락…전문가 "동원F&B 올해 최대 영업익 기대"

사진=동원F&B 제공
사진=동원F&B 제공
증권가에서는 올해 동원참치를 판매하는 동원F&B의 호실적을 예견하고 있다. 올해 참치어가 하락에 따른 원가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추산하는 올해 연평균 참치 어가는 t당 1300달러 내외로 전년 대비 약 15% 하락한 수준이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참치캔 사업부에서 원재료인 참치의 가격 안정으로 안정적인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참치캔 매출이 33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참치 원어 구매액은 1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선망참치 투입어가는 전년 동기 대비 16.7% 하락한 t당 1375달러로 매입액 절감 효과가 약 55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동원F&B의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10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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