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전남도·31사단 등 민관군 복구에 총력전

"복구 작업보다는 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들의 심정을 생각하니 더 힘이 들었습니다"
24일 오후 전남 여수시 남면 화태도 묘두마을에서 태풍 '타파'로 부서진 가두리 양식장 복구 작업에 나선 여수시 공무원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무수히 많은 태풍을 겪기도 했지만 이처럼 참담하게 부서지고 찢긴 양식장은 여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폐허 속에서 희망을"…여수 양식장 복구 작업 '안간힘'
취재진이 찾은 묘두마을 해변에는 육군 31사단 장병과 여수시, 전남도 공무원 등 80여명이 투입돼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해변에는 강풍에 부서진 가두리 양식장 컨테이너와 스티로폼 조각, 냉장고, 의자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었다.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장병과 공무원들은 부러진 가두리 조각과 폐스티로폼을 일일이 마대 자루에 넣어 분리수거를 했다.

강풍에 구부러지거나 부서진 양철 지붕을 따로 모으거나 쓸 수 있는 스티로폼 부이를 모아 어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한순간에 전 재산을 태풍에 날린 어민들도 이날은 힘을 내는 모습이다.

어민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집처럼 지내던 컨테이너를 찾아 나섰다.

"폐허 속에서 희망을"…여수 양식장 복구 작업 '안간힘'
물에 젖은 TV와 냉장고를 힘겹게 들고나와 볕에 말리던 한 어민은 취재진에게 "바다에 빠졌는데 다시 쓸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 어민은 "냉장고가 파도에 밀려 어디론가 가버려 찾을 수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복구작업으로 오후 들어 해변은 점차 정리되는 모습이다.

다만, 부서진 컨테이너는 크레인 등 장비가 필요해 옮기지는 못했다.

여수시는 이번 복구 작업에 해상 쓰레기 전문 수거 인력을 투입했다.

복구 작업은 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육군도 매일 40명씩 사흘간 지원하기로 했다.

복구에 나선 황선형(31)대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군인의 사명"이라며 "재난이 발생할 때 국민과 항상 함께하는 군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승남(66) 이장은 "여수시와 전남도는 물론, 군인들까지 나와 도움을 주니 힘이 난다"며 "어제까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는데 도움을 받은 만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합하겠다"고 말했다.

묘두마을에서는 45어가가 돔과 우럭 등을 양식하고 있는데 최소 절반을 웃도는 25어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