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년 7월까지 속전속결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데 합의했다고 영국 일간 더 선지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은 존슨 총리가 9개월 만에 합의하는 것에 회의적이었으나 내년 11월 미국 대선과 하원 의원 선거로 미국 의회가 분주해지고, 새 대통령이 FTA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만큼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양국 FTA가 그동안 미국이 다른 나라와 맺은 FTA보다 규모 면에서 훨씬 큰 성과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신문은 이어 양국이 내년 여름 FTA에 서명하게 되더라도, 실제 시행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이행 기간이 끝나는 2020년 12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더 선지에 "7월까지 합의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는 양국이 분명하게 갖고 있다"며 "두 정상은 24일 유엔 총회 중 무역협정을 주제로 논의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존슨, 내년 7월까지 美-英 FTA 타결 추진 합의"
양국 FTA 문제를 다뤘던 관계자들은 올해 12월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때 구체적인 로드맵이 논의되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공식적인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FTA 협상에서 미국의 최대 관심사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와 디지털세 인하 또는 감면이고, 영국은 미국 금융 시장 개방을 요구하면서 리즈 트러스 국제통상부 장관이 이번 주 뉴욕에서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7월까지 FTA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협상을 끝내는 데 열성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미·영 FTA가 체결되면 미국 민간 보험회사들이 진출하면서 공적 의료보험제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시스템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성급한 FTA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