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신인상을 차지한 임성재(21)가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CC(파72·7460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샌더슨팜스챔피언십(총상금 660만달러)에서다.

임성재는 이날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그는 같은 스코어를 기록한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와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보기에 그쳐 파를 잡은 무뇨스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PGA투어 데뷔 후 37경기, 프로 데뷔 후 총 39번째 도전 중 우승에 가장 근접했으나 또 한 번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이 대회 전까지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3월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서 거둔 공동 3위다. 그는 지난 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앞세워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 올랐고 신인상을 수상한 선수다. 우승 없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임성재는 전날 3라운드까지 12언더파를 쳐 선두 무뇨스에 4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다. 전반에만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인 임성재는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무뇨스는 우승 경쟁에 압박을 느꼈는지 전반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임성재는 13번홀(파3) 보기로 주춤했으나 이후 세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챘다. 순식간에 선두로 올라서며 홀아웃했다. 15번홀(파4) 보기로 선두에서 밀려났던 무뇨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고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PGA투어 생애 첫 승에 도전하던 임성재와 무뇨스 모두 긴장한 탓인지 티 샷 실수를 했다. 무뇨스는 이를 파로 막았다. 임성재는 보기에 그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임성재와 함께 PGA투어 첫 승에 도전했던 안병훈(28)은 17언더파 단독 3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