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시 낭송하며 눈물 흘린 조태열 유엔대사
“지금도 아버지 시를 읽으면 눈물이 납니다.”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맨 왼쪽)는 지난 20일 미국 뉴욕 맨해튼 예일클럽에서 열린 부친 조지훈 시인의 영역 시집 출간기념회에서 ‘병(病)에게’ 등의 시를 낭송한 뒤 이같이 말했다.

조 대사는 청록파 시인인 조 시인의 3남이다. 조 대사는 “‘병에게’는 물론, ‘낙화’와 ‘절정’ 역시 부친이 가족에게 낭송해줬던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친이 별세한 1968년 당시 열세 살이었다. 조 시인의 시집은 프랑스어로 출간되기는 했지만, 영어로 번역돼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사는 출간 뒷얘기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이인수 교수(1916~1950)가 ‘낙화’와 ‘산방’ 두 편을 번역하고 6·25전쟁 무렵 돌아가셨다”며 “그 아들이자 영문학자인 이성일 연세대 명예교수가 나머지 80여 편을 번역해 이번에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대에 걸친 번역으로 영역 시집이 나온 것이다. 내년은 조 시인 탄생 100주년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