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황장목의 광복' 주제 축제 열고 명칭 공식 부활 선언
원주 치악산에 금강소나무 대신 왕의 나무 황장목 숲길 탄생
국립공원 치악산 구룡사 일원에 조선시대 '왕의 나무'로 불린 황장목(黃腸木) 숲길이 생겼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구룡사 길에 설치했던 금강소나무길 이름 판들을 철거하고 황장목 숲길로 교체했다고 19일 밝혔다.

금강소나무 대신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황장목 이름을 공식 부활시킨 최초 사례다.

황장목 숲길은 강원도기념물 제30호인 황장금표를 근거로 조선시대 왕의 관(棺)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호됐던 이 일대 최고 품질의 소나무 숲이다.

황장목과 금강소나무는 같은 최고급 소나무 이름이다.

하지만 금강소나무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 산림학자 우에키 호미키 교수가 지은 이름이다.

금강소나무 학명도 'pinus densiflora forma, erecta uyeki'이다.

1928년 그의 논문 '조선 소나무의 수상 및 개량에 관한 조림학적 고찰'에서 유래된다.

황장목은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만기요람 등에 수없이 나오지만, 금강소나무나 금강송은 전혀 없다.

황장목은 줄기가 곧은 황색이며 단단한 재질의 최고급 소나무로 왕의 관, 궁궐건축, 선박(병선) 제작용으로 사용됐다.

조선시대 전국에 황장금산(禁山)이나 봉산(封山)으로 60곳이 지정됐으며, 경고문인 황장금표를 설치해 보호 관리했는데 치악산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3개가 현존하고 있다.

황장목숲길걷기축제추진위원회는 문화유산인 황장금표를 스토리텔링 해 관광 상품화하고 옛 이름인 황장목을 되찾기 위해 2017년부터 황장목 숲길 걷기 축제를 열고 있다.

2019 황장목숲길걷기축제는 조상들이 예로부터 최고 품질의 소나무로 부르던 황장목 이름을 되찾아주자는 취지에서 '황장목의 광복(光復)'을 주제로 열린다.

28일 오전 10시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앞에서 황장목 숲길 부활식 후 출발해 세렴폭포까지 4.5km를 걸으며 3곳의 황장금표에서 인증 스탬프와 인증사진 촬영 행사 등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