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성공에 고무돼 다른 K팝 가수의 성공도 마치 준비된 것처럼 생각하는 건 위험합니다.
"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이하 뮤콘) 초대 예술감독을 맡은 윤상은 "방탄소년단은 선례가 없는 성공"이라면서 이 현상에 기대 K팝을 전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K팝의 음악적인 깊이, 다양성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 '뮤콘'의 역할이 있다고 봤다.
19일 오후 용산구 노들섬라이브하우스에서 뮤콘 라인업을 발표하는 '로드쇼'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저도 방탄소년단 성공을 보면서 '이제 K팝 저변이 점점 넓어지는 걸까'란 생각을 했어요.
특히 미국 시장에는 아시아계 팝스타가 전무했기에 2년 전만 해도 '아시아 차례가 온 것인가'라고 봤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방탄소년단은 선례가 없고 그들만의 성공'이란 표현을 수긍하게 됐어요.
" 그런 점에서 그는 해외 음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뮤콘의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 뮤콘 쇼케이스에는 록, 힙합, 댄스, R&B 등 다채로운 장르 76개 팀이 출연해 무대를 선보인다.
"뮤콘을 통해 촘촘하게 우리 대중음악이 가진 음악적인 깊이, 다양성을 소개하는 것이죠. 해외 바이어가 얼마만큼 관심을 가질지 궁금해요.
뮤지션들의 음악을 기다려줄 몇백명 팬만 만들어도 뮤콘은 그 역할을 다하는 거로 봐요.
팬 수와 관계없이 한국 뮤지션을 사랑해줄 리스너들이 생긴다면 당연히 K팝의 장래는 밝죠." 그는 또 몇몇 아이돌 그룹으로 특화했지만 한국 대표 프로듀서, 엔지니어, 춤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역할도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다양한 장르와 역할에서 이름을 쉽게 기억할 슈퍼스타들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뮤콘이 예술감독을 임명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4월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 음악 감독을 맡은 그는 "그때는 세대가 다른 선후배 가수들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엔 전문 심사위원들과 함께 출연 아티스트 선정의 투표권을 갖게 된 것"이라며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참여 아티스트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어서 예술감독이란 타이틀을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디 아티스트 음악도 찾아 듣는 편이라고 자부한 그는 이 과정에서 유튜브 비공식 라이브 영상까지 찾아보며 많은 팀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떠올렸다.
"'왜 몰랐나'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죠. 옛날에는 인디 성향 팀들이 소개될 때 채널 몇 개만으로 파악됐는데 지금은 유튜브와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동하니 많은 팀이 존재했어요.
인지도 보다 제가 찾아보면서 음악적 확신을 갖고 추천했죠. 음악이란 국경 없는 언어로 이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지길 바라요.
" 그중 기억에 남는 팀으로는 인디음악계 스타로 떠오른 밴드 새소년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밴드 코토바를 꼽았다.
그는 "이들뿐 아니라 장르별로 정말 깜짝 놀랄 만한 기량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며 "코토바를 필두로 새소년만큼 인지도를 아직 얻지 못했지만 그 정도로 성장할 친구들을 선정했다.
성과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올해 뮤콘 주제는 음악(MUSIC), 문화(CULTURE), 기술(TECH)의 융합. 윤상은 미국 버클리음대 뮤직신서시스학과와 뉴욕대학교 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를 졸업한 뒤, 일렉트로닉 뮤지션들과 실험적인 사운드의 전자 음악을 선보여 국내 전자음악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는 음악과 기술의 교집합에 대해 "뮤직 비즈니스에 컴퓨터가 이렇게까지 관여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악기 이상의 존재감이 있다"면서 "뮤콘과 관련짓는다면, 예전엔 녹음실 한자리에 있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일이 이젠 인터넷과 동영상 채팅으로 가능해졌다.
뮤직 비즈니스가 지구촌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빨라졌고, 덕분에 뮤콘에 다양한 아티스트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뮤콘에서 윤상은 프로듀서로서 해외 가수와 협업하는 '뮤콘 콜라보'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협업 가수는 싱가포르 디바 아이샤 아지즈다.
그는 "아이샤는 정통 솔(SOUL)보다 팝 R&B 가수로 평가받는다"며 "그런 장르라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시사이저가 가미된 R&B로 방향을 정했는데 아직 곡이 완성되진 않았다.
음원은 올해 말 나온다"고 말했다.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묻자 그는 이번 쇼케이스에 참여하는 선배 정미조 이야기를 꺼냈다.
"정미조 선배님의 최근 라이브를 듣다가 굉장히 혼난 느낌이 들었어요.
젊은이들은 아이유가 리메이크한 '개여울'을 기억할지 몰라도 오리지널의 힘이 있었죠. 연세가 지금 일흔이 넘으셨지만, 수준 높은 자신의 밴드와 함께 새로운 완성도를 보여주셔서 충격적이었어요.
" 그는 이어 "예술 감독이란 역할을 통해 제가 할 수 있고, 어울리는 음악을 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다"면서 "몇 년 전에 7집을 준비하다가 몇곡 녹음한 뒤 뒤집어 엎었다.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사진)가 63세 나이로 생애 첫 아카데미 트로피를 노렸지만, 끝내 오스카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영화 '아노라'의 주연배우 마이키 매디슨(25)이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데미 무어를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무어는 지난해 영화 ‘서브스턴스’에서 젊음을 되돌려준다는 어둠의 약물에 손을 대면서 파멸에 이르는 여배우 엘리자베스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지난 1월 '아카데미 가늠자'로 여겨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배우 인생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줬다.그는 ‘사랑과 영혼’(1990), ‘어 퓨 굿맨’(1992), ‘G.I. 제인’(1997) 등 여러 히트작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연기보다는 이혼, 열애 등 개인사로 주목받는 일이 많았다. 미국 영화계에선 그를 가벼운 상업영화에 주로 출연하는 ‘팝콘 배우’라 칭할 정도였다.서브스턴스는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엔 미국 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SAG)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도 호명됐다.이번 오스카상 역시 무어가 받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이에 현지에선 '이변'이란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데미 무어가 골든글로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이래로 오스카상은 이 60대 베테랑 여배우에게 갈 것으로 예상됐다"며 "상을 받은 매디슨도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매디슨의 수상은 다소 충격적"이라
“나는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첫 도미니카 출신 미국인입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 거란 것도 알아요.”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조이 살다나가 수상 소감으로 던진 말이다. “나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는 그는 “1961년 미국으로 이민 온 우리 할머니는 스페인어로 노래하고 연설하는 역할로 상을 받는 나의 모습을 정말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했다. 생애 첫 오스카상을 거머쥔 자리에서 이런 수상소감을 밝힌 이유가 무엇일까.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다양성이 짙은 영화다. 프랑스와 멕시코가 합작한 스페인어 뮤지컬 영화로 할리우드 주류 영화 스타일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 성전환 수술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엔 트랜스젠더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살다나는 영화에서 주인공의 성전환을 돕는 변호사 역을 맡아 수준급의 연기를 펼쳤다.살다나의 소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을 없애고 반(反) 이민정책을 강조하는 데다, 성소수자 권리도 제한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트럼프의 정책 기조와 대척점에 있는 영화란 점에서 살다나가 직접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배경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영화 산업의 본산인 할리우드는 미국 내에서 트럼프에 반감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집단 중 하나다. 배우 멜 깁슨이나
“And the Oscar goes to…Anora!”(오스카상의 영광은 아노라에게 갑니다!)신데렐라가 탄생했다. 극장가를 달군 걸작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과 달리 올해 오스카는 '아노라'의 독무대였다. 제작비 600만 달러의 독립영화가 할리우드 대작 틈바구니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5관왕에 올랐다. 감독상을 거머쥔 숀 베이커 감독은 “인디(독립)영화는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며 성공을 자축했다.아노라는 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여우주연상·각본상·편집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5개 상을 싹쓸이하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다양성 품은 인디영화, ‘오스카 코드’ 통했다당초 영화계에선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와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브래디 코베 감독의 '브루탈리스트'가 최다 수상작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봤다. 아노라는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오스카 전초전인 지난 1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두 작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관에 그쳤다.그러나 최근 브루탈리스트가 촬영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고, 에밀리아 페레즈는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SNS에 인종·종교 차별적 발언을 한 이력이 드러나 구설에 오르며 오스카 레이스에 반전이 생겼다.브루탈리스트의 경우 헝가리어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의 발음 교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AI 기술을 활용했다지만, 할리우드는 AI를 두고 배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