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확보 못 해 수사 제자리…미제사건 전담팀 인원 단 3명
공기총 피살 사건에도 눈길…전북 미제사건 11건 실마리 찾나
장기 미제사건이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DNA 증거 확인으로 특정되면서 전북 지역 미제사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북의 경우 경찰이 미제 사건 발생 당시 확보한 정황 증거와 기록을 바탕으로 수사를 이어왔음에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수사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19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미제사건 전담팀이 맡은 사건은 모두 11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00년 1건, 2001년 1건, 2002년 1건, 2003년 2건, 2005년 1건, 2006년 1건, 2009년 2건, 2011년 2건이다.

경찰은 이 중 여러 사건에서 DNA와 쪽지문 등을 확보했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확보한 DNA를 재감정하고 대조군을 찾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북 지역 미제사건 가운데 경찰은 2011년 5월 익산시 한 아파트 출입문 앞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이른바 '아파트 현관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여전히 답보 상태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원한을 품은 면식범 소행으로 판단했지만, 현장에 유력 단서인 흉기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꼬였다.

같은 해 4월 전주시 우아동 한 빌라 주차장에서 20대 남성이 괴한이 쏜 공기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열흘 만에 숨진 '공기총 피살 사건'도 그렇다.

숨진 남성과 금전 관계를 맺고 사건 당일 여러 차례 통화한 남성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음에도 경찰이 공기총을 찾지 못해 미제사건이 됐다.

범행 도구는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DNA나 체액 등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아 사건 현장에서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증거다.

이밖에 ▲2000년 익산 아파트 살인사건 ▲2001년 고창 가정집 안방 피살사건 ▲2002년 전주 파출소 경찰관 피살사건 ▲2003년 익산 호프집 살인사건 ▲2003년 군산 아파트 살인사건 ▲2005년 전주 호프집 살인사건 ▲2006년 군산 농수로 살인사건 ▲2009년 정읍 화물사무실 살인사건 ▲2009년 임실 살인사건 등이 전북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의 과제다.

이런 가운데 2016년 꾸려진 전북경찰청 미제사건팀이 단 3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제사건 해결을 위한 전북 경찰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퇴직 경찰관은 "미제 사건은 당시 사건 기록을 일일이 보며 빠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발품을 팔아 다방면으로 뛰어야 하는데 3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에 발생한 미제 사건 기록을 전면 재검토하고 사건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실마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DNA가 있다고 해도 아직 대조군 조사에서도 성과가 없어 난감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