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문화재단·오르가니스트협회 공동 주최…내년 9월 롯데콘서트홀서 결선
국내 최초 국제오르간콩쿠르 생긴다…"오르간 음악 진흥 목표"
악기 하나로 오케스트라 선율을 표현할 수 있어 '악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오르간 국제 콩쿠르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롯데문화재단과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는 오는 2020년 9월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제1회 한국 국제오르간콩쿠르를 공동으로 창설한다.

국제적인 규모 오르간 연주 경연이 국내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프 오르간은 일반 대중에겐 '친숙하면서도 낯선' 악기다.

특유의 고전적이고 웅장한 소리 덕분에 영화나 게임 등 대중매체에서 경건한 분위기를 낼 때 자주 쓰이지만, 교회나 성당에서 의식을 치를 때 사용하는 '종교 악기'라는 편견 탓에 다소 멀게 느껴졌다.

오자경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겸 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은 18일 송파구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능있는 오르가니스트를 발굴하고 오르간 음악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고자 한다"며 콩쿠르 창설 취지를 설명했다.

일본에는 1988년부터 개최된 무사시노-도쿄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있고 중국에서도 지난 2017년 상하이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출범했지만, 국내에선 오랫동안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없었다.

오 이사장은 "약간 늦은 감은 있다"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열리지 않은 이유는 재정적 지원이 부족했고 장소도 롯데콘서트홀만큼 음향 좋은 오르간을 보유한 공연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천석 이상 국내 대규모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것은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이 최초다.

콩쿠르 본선 1차는 바로크 레퍼토리에 특화한 오르간이 설치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2차와 결선은 리거사(社) 오르간을 보유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독일 오르가니스트 아르비드 가스트는 "리거 오르간와 옛날 오르간을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오르가니스트에게 요구되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자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결선에서는 참가자가 바흐곡 1곡과 위촉곡 1곡을 비롯해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하는데, 음악가로서 프로그램을 짜는 중요한 능력도 볼 수 있는 콩쿠르가 이 대회"라고 덧붙였다.

한국 국제오르간콩쿠르 1위 수상자에게는 8천달러 상금과 향후 2년간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 출연 기회가 주어진다.

2위와 3위 수상자에겐 각각 5천달러와 3천달러 상금이, 탁월한 현대음악 연주와 해석을 보인 참가자에게는 작곡가 박영희의 이름을 딴 '박영희 특별상'이 수여된다.

콩쿠르 참가는 1988년 9월 1일 이후 출생한 전 세계 오르가니스트를 대상으로 하며, 지원 접수는 다음 달 10일부터 시작한다.

자세한 내용은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