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브렉시트'로 집권"…'야무진 꿈' 꾸는 英자유민주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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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윈슨 대표 "브렉시트 무익…집권하면 첫날 철회할 것"
최근 당 지지도 상승 제1야당 위협…'EU 잔류' 지지했던 표심에 기대감
영국 정치권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놓고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중도 성향인 자유민주당이 '브렉시트 반대'를 내세우며 집권의 꿈을 키우고 있다.
자유민주당은 현재 영국 하원 의석 650석 가운데 고작 18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 보수당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된 의원이 합류하면서 늘어난 것이다.
집권당인 보수당(288석)과 제1야당인 노동당(247석)에 비하면 규모가 무척 작은 미니정당인 것은 물론,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석)에 이어 제4당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당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브렉시트에 반대하면서 EU 잔류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모으게 되면 집권까지도 가능하다는 '야무진 포부'를 품기 시작했다.
지난 14일부터 영국 잉글랜드 남부 휴양도시 본머스에서 연례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자유민주당은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조 스윈슨 대표의 연설을 듣고 폐막했다.
스윈슨 대표는 빈스 케이블 경에 이어 지난 7월 당 대표로 선출됐다.
전당대회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브렉시트 반대 당론을 재천명하고 당의 집권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공영 B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윈슨 대표가 이날 "우리 당을 위한 나의 야망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하며 총리직에 대한 의욕을 나타내자 자유민주당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집권하게 되면 자유민주당은 첫날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통보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영국의 EU 탈퇴에 법적 근거가 되는 조항이다.
그동안 스윈슨 대표를 비롯해 자유민주당은 줄기차게 브렉시트에 반대해왔다.
자유민주당은 스윈슨 대표의 연설에 앞서 EU 탈퇴 통보 취소를 당 공약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스윈슨은 "브렉시트는 우리(영국인)의 삶을 위태롭게 한다.
브렉시트는 우리(영국) 경제를 해칠 것이다", "영국에 유익한 브렉시트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해선 더더욱 비판적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는 것은 "자기 집을 불태워버리는 것에 대비하는 것과 같다"며 "보험에 들어 있어 보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물건을 잃게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10월 31일 EU를 탈퇴하겠다며 '노 딜' 대비에 재원을 쏟아붓는 것을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신속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존슨 총리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무리 준비를 해도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면 영국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스윈슨 대표는 존슨 총리가 당론을 어긴 21명의 보수당 의원들을 출당시킨 것을 비판하면서 그가 "비판론자를 침묵시키고 상대편을 제거하며 법을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존슨 총리의 거친 언사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존슨 총리는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여자 같은 공붓벌레"(girly swot Cameron)라고 지칭하거나,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나약한 남자"(big girl's blouse)라고 말해 성 차별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스윈슨 대표의 이날 연설은 무조건 EU를 탈퇴하겠다는 존슨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 반(反)브렉시트 운동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윈슨 대표는 노동당의 코빈 대표에 대해서도 "유럽회의론자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가져올 분명하고 명확한 위험에 직면한 지금에도 코빈은 여전히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EU에서 탈퇴하기 위한 독자적인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연설에서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에게 하원 제3당인 SNP를 거부하고 브렉시트를 저지하고 전체 영국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더 큰 운동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
스코틀랜드에선 브렉시트 반대 의견이 많지만 대부분 유권자는 SNP를 지지하고 있어 자유민주당이 '반(反) 브렉시트 캠페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스코틀랜드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하다.
스윈슨 대표는 "함께 하면 우리는 브렉시트를 멈출 수 있다.
우리는 영국 전역에서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스코틀랜드가 총선에서 자유민주당에 표를 준다면 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마지막 격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윈슨은 이미 지난 16일 차기 총선에서 보수당이나 노동당 등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인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되면 보수당이나 노동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유민주당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보수당이 주도한 연정에 참여한 바 있다.
이날 스윈슨 대표는 존슨 총리와 코빈 대표를 비판하고 자신을 총리감으로 내세우면서 자유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영국 하원에서 제4당에 불과한 '미니정당'인 자유민주당이 단일 선거에서 62석 이상을 얻어본 적이 없는 전례와 최근 지지도에 비췄을 때 스윈슨 대표의 이 같은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가야 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관측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유민주당은 10% 후반∼20% 초반대의 지지율로 제1야당 노동당과는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으나, 집권 보수당과는 현격한 격차를 보이며 3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2개의 여론조사에서 자유민주당은 보수당에 비해 각각 21%, 8%포인트(p) 격차로 지지율이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당은 영국내 반(反) 브렉시트를 주도하면서 지난 2016년 국민투표 때 EU 잔류를 지지했던 1천600만 유권자들의 표심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당초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제1야당 노동당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면 제2 국민투표를 통해 EU 잔류나 탈퇴를 결정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지만 자유민주당은 브렉시트 자체에 반대하며 제1야당과 차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당 지지도 상승 제1야당 위협…'EU 잔류' 지지했던 표심에 기대감
영국 정치권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놓고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중도 성향인 자유민주당이 '브렉시트 반대'를 내세우며 집권의 꿈을 키우고 있다.
자유민주당은 현재 영국 하원 의석 650석 가운데 고작 18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 보수당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된 의원이 합류하면서 늘어난 것이다.
집권당인 보수당(288석)과 제1야당인 노동당(247석)에 비하면 규모가 무척 작은 미니정당인 것은 물론,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석)에 이어 제4당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당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브렉시트에 반대하면서 EU 잔류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모으게 되면 집권까지도 가능하다는 '야무진 포부'를 품기 시작했다.
지난 14일부터 영국 잉글랜드 남부 휴양도시 본머스에서 연례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자유민주당은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조 스윈슨 대표의 연설을 듣고 폐막했다.
스윈슨 대표는 빈스 케이블 경에 이어 지난 7월 당 대표로 선출됐다.
전당대회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브렉시트 반대 당론을 재천명하고 당의 집권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공영 B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윈슨 대표가 이날 "우리 당을 위한 나의 야망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하며 총리직에 대한 의욕을 나타내자 자유민주당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집권하게 되면 자유민주당은 첫날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통보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영국의 EU 탈퇴에 법적 근거가 되는 조항이다.
그동안 스윈슨 대표를 비롯해 자유민주당은 줄기차게 브렉시트에 반대해왔다.
자유민주당은 스윈슨 대표의 연설에 앞서 EU 탈퇴 통보 취소를 당 공약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스윈슨은 "브렉시트는 우리(영국인)의 삶을 위태롭게 한다.
브렉시트는 우리(영국) 경제를 해칠 것이다", "영국에 유익한 브렉시트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해선 더더욱 비판적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는 것은 "자기 집을 불태워버리는 것에 대비하는 것과 같다"며 "보험에 들어 있어 보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물건을 잃게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10월 31일 EU를 탈퇴하겠다며 '노 딜' 대비에 재원을 쏟아붓는 것을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신속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존슨 총리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무리 준비를 해도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면 영국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스윈슨 대표는 존슨 총리가 당론을 어긴 21명의 보수당 의원들을 출당시킨 것을 비판하면서 그가 "비판론자를 침묵시키고 상대편을 제거하며 법을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존슨 총리의 거친 언사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존슨 총리는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여자 같은 공붓벌레"(girly swot Cameron)라고 지칭하거나,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나약한 남자"(big girl's blouse)라고 말해 성 차별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스윈슨 대표의 이날 연설은 무조건 EU를 탈퇴하겠다는 존슨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 반(反)브렉시트 운동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윈슨 대표는 노동당의 코빈 대표에 대해서도 "유럽회의론자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가져올 분명하고 명확한 위험에 직면한 지금에도 코빈은 여전히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EU에서 탈퇴하기 위한 독자적인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연설에서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에게 하원 제3당인 SNP를 거부하고 브렉시트를 저지하고 전체 영국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더 큰 운동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
스코틀랜드에선 브렉시트 반대 의견이 많지만 대부분 유권자는 SNP를 지지하고 있어 자유민주당이 '반(反) 브렉시트 캠페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스코틀랜드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하다.
스윈슨 대표는 "함께 하면 우리는 브렉시트를 멈출 수 있다.
우리는 영국 전역에서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스코틀랜드가 총선에서 자유민주당에 표를 준다면 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마지막 격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윈슨은 이미 지난 16일 차기 총선에서 보수당이나 노동당 등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인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되면 보수당이나 노동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유민주당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보수당이 주도한 연정에 참여한 바 있다.
이날 스윈슨 대표는 존슨 총리와 코빈 대표를 비판하고 자신을 총리감으로 내세우면서 자유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영국 하원에서 제4당에 불과한 '미니정당'인 자유민주당이 단일 선거에서 62석 이상을 얻어본 적이 없는 전례와 최근 지지도에 비췄을 때 스윈슨 대표의 이 같은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가야 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관측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유민주당은 10% 후반∼20% 초반대의 지지율로 제1야당 노동당과는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으나, 집권 보수당과는 현격한 격차를 보이며 3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2개의 여론조사에서 자유민주당은 보수당에 비해 각각 21%, 8%포인트(p) 격차로 지지율이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당은 영국내 반(反) 브렉시트를 주도하면서 지난 2016년 국민투표 때 EU 잔류를 지지했던 1천600만 유권자들의 표심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당초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제1야당 노동당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면 제2 국민투표를 통해 EU 잔류나 탈퇴를 결정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지만 자유민주당은 브렉시트 자체에 반대하며 제1야당과 차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