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군부대에 중국 국영 이동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 합작사의 통신 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과정에 필리핀 국방장관이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이 지난 11일 필리핀군과 디토 텔레커뮤니티와 체결한 합의각서(MOA)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MOA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과 필리핀 현지 기업의 합작사인 디토 텔레커뮤니티는 필리핀군이 지정하는 군부대 부지에 통신 시설을 설치,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군사 기밀 누설과 안보 위협 우려가 제기됐다.

파넬로 대변인은 "로렌자나 국방장관이 '그것(MOA)과 관련해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로렌자나 장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파넬로 대변인은 또 "로렌자나 장관과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국가안보보좌관이 상원의원들의 우려에 대해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넬로 대변인은 이어 'MOA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 파기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이면 정부가 조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국방장관 몰래 군부대에 中 통신 시설 설치 허용…재검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