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영상 공개 후 4개월 만에 음성메시지로 건재 과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패퇴한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에 따르면 바그다디는 최근 IS의 공식 미디어 조직인 알푸르칸을 통해 '행동하라'(Do Deeds!)라는 제목의 오디오 메시지를 공개했다.

IS 수괴, 음성 메시지 공개…'조직재건·동료구출' 촉구
강연 형식의 30분짜리 이 오디오 파일에서 바그다디는 "도처에 있는 알라의 병사들이여 앞으로 다가오는 것이 선(善)임을 깨달아라. 그리하여 설교와 미디어, 군과 안보 등 모든 면에서 노력을 배가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어 "말리와 레반트(그리스, 시리아 등 동부 지중해 연안 지역)의 다른 전선에서 일상적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장소를 거론하지는 않았고 실제 그의 통제하에 IS가 활동한다는 확증도 없다.

바그다디는 또 "감옥들 그리고 칼리프의 병사들이여! 형제자매를 구하고 그들을 가두는 감옥 벽을 부수는 데 최선을 다하라"며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의 수용소에 갇힌 IS 대원 구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SITE의 공동 창립자이자 분석가인 리타 카츠는 "이번에 공개된 바그다디의 연설은 두 번째 '소모전'에 관한 종교적 콘텐츠와 언급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오디오 메시지가 8월 중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녹음 시기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IS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은 지난달 바그다디가 이라크인 압둘라 카르다시를 후계자로 지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주도의 연합군 부사령관으로 재직하다 16일 이임한 영국군의 크리스 기카 소장은 군 소식지 포시스 뉴스에 "바그다디가 상징적 인물이지만 그가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작전 중에 죽거나 생포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신비주의 전략으로 존재감과 선전효과를 내는 바그다디의 음성 메시지 공개는 지난 4월 알푸르칸을 통한 영상 배포 후 4개월여 만이다.

IS 수괴, 음성 메시지 공개…'조직재건·동료구출' 촉구
당시 18분짜리 영상에서 바그다디는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가 자신들의 최후 거점이었던 시리아 동부 '바구즈' 전투에 대한 복수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앞서 미국 정보당국은 바그다디에게 알카에다의 옛 우두머리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천500만 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그러나 바그다디는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지대에 등에 은신하며 국제사회의 추적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