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식을 거행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2일 "탄핵 이후 보수는 나쁜 집단이고 진보는 개끗하고 도덕적이라는 관념이 있었는데 조국 사태 후 깨졌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언주 TV'에서 "자신들이 민주화 운동했다고 하도 떠들어대니 민주화 위해 자신을 희생했구나 하는 경외심, 존중이 국민들 인식에 깔려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탄핵 이후 보수는 나쁜 집단, 좌파는 깨끗하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능력을 떨어질지 몰라도 도덕적이고 개혁적이다는 관념이 박혀 있었는데 조국 사태로 모든 게 깨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진영에서 촛불집회 과정서 지난 정권 비판하고 문제삼고 자신들은 성스러운 존재인냥 떠들어댔다"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그 전에 트위터 쓴 글들 봐라. 자신은 완벽한 존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화 운동하느라 돈을 못벌고 공부는 못했는지 몰라도 공공이익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라는 생각 있었지만 모든 게 깨졌다"면서 "다 똑같이 썪은 놈들이고 어쩌면 더 썪은 놈이구나.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 조국 사태로 국민들 눈 가리던 희뿌연 안개가 걷힌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대학 들어가기 위해 뼈빠지게 노력했던 사람들이 좌절하고 내가 어리석었구나, 적당히 인맥 활용하고 남의 것 도용해 가면서 살면 되는데 부모 잘못 만나서 이렇게 됐구나 좌절한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의 삭발식'을 한 이유에 대해 "우리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주자. 우리 결기를 보여주자. 좌절하는 국민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말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 끝에 삭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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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영상에서 "(정부·여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렇게 후다닥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 강행하면 야당이 아무것도 못 할 줄 알고 '너네들이 잘해봤자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절대로 이대로 넘어가선 안 된다. 절대로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하지 않다. 국민들이 좌절하고 희망을 잃고 분노가 끓어오르면서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나라도 그 분노를 대신 표출해주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마음을 대신 표출해야겠다. 설마 이렇게 내가 삭발을 하고 메시지를 던지면 대통령이나 조국(법무부 장관)도 듣고 있겠지"라며 "(시간이) 더 지나가면 우린 바보가 된다. 임명을 강행해도 그냥 성명 내고, 피켓 들고 이런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얼마나 무력해 보이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뭔가 충격을 주자. 우리에게 희망을 주자는 생각에서 삭발했다"며 "이대로 주저앉지 말자. 반드시 제대로 된 정의를 바로 세우자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타살됐다"고 선언한 뒤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