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의소리(VOA) 스페인어판 등에 따르면 카스트로 총서기와 그의 딸 마리엘라 카스트로, 주요 국영 매체와 기자들, 통신부 공식계정 등이 11일 오후 차단됐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인 그란마는 11일 밤 16만6천 명의 팔로워가 있는 자사의 트위터 계정이 차단됐다며, 쿠바데바테, 메사레돈다, 카날카리베 등 다른 쿠바 매체 계정도 함께 정지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영문 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의 쿠바 주재 특파원 계정도 함께 차단됐다.
이들 계정을 차단한 사유에 대해 트위터 대변인은 "이용자가 다수의 계정을 이용해 대화를 고의로 증폭시키거나 방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트위터의 이번 차단 조치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전날 밤 국영 TV에서 미국 제재로 인한 쿠바의 에너지 위기에 대해 연설하기 직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란마를 비롯한 쿠바 매체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디아스카넬 의장의 발언을 생중계할 예정이었는데 계정이 차단돼 차질이 생긴 것이다.
쿠바언론인연합회는 트위터의 이번 조치를 '엄청난 검열'이라고 표현하며 "쿠바 개인과 단체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혁명 지도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계획된"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쿠바 독립 언론인들 사이에선 트위터의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공산당 일당체제인 쿠바는 전 세계에서 언론 통제가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름이 다른 여러 국영 매체들이 대동소이한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고 국영 매체 기자들이나 정부 관계자들도 정부 공식 발표를 전하는 용도로 트위터를 활용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반체제인사 요아니 산체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는 트위터의 차단 조치 후 "쿠바 공영매체들이 트위터 덕분에 '표현의 자유'를 발견했다"고 꼬집었다.
쿠바계 미국인 예술가 코코 푸스코도 "검열이 검열당했다"고 표현했다.
반면 쿠바 독립 언론인 엘라이네 디아스 로드리게스는 "쿠바 정부가 검열한다는 사실이 또 다른 검열의 구실이 될 수는 없다"며 "쿠바 정부가 가짜 계정을 만든다고 해서 모든 계정이 거짓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