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실재와 허상의 경계에 서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한 여성이 고층빌딩의 옥상 담 위에 불안하게 서 있다. 한 발로 지탱한 그의 몸은 추락과 지탱의 경계선상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이 아찔한 장면은 사진가 안준의 ‘자화상(self-portrait)’ 연작의 하나다. 안씨는 미국 유학 시절 뉴욕의 고층빌딩 꼭대기에서 화려한 도시의 풍경을 내려다보다, 문득 인간의 삶이 옥상 난간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스스로 모델이 돼, 옥상의 담장이나 난간에서 불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작가의 생각처럼, 우리는 위태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절대 권력을 갖고 세상을 호령하던 사람도, 뜻하지 않은 일에 얽혀 허무하게 쓰러지기도 한다. 안락한 보통 사람의 삶도 우연한 외부의 충격에 산산이 부서질 때도 있다. 인간의 성취라는 것이 실재(實在)이며 또한 허상이기도 하다. 인간의 불완전함과 인생의 아이러니를 강렬한 표현력으로 담아낸 자화상 시리즈는 서구 예술계의 호평을 이끌어냈고, 안씨는 국제적 아티스트로 인정받게 됐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작가의 생각처럼, 우리는 위태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절대 권력을 갖고 세상을 호령하던 사람도, 뜻하지 않은 일에 얽혀 허무하게 쓰러지기도 한다. 안락한 보통 사람의 삶도 우연한 외부의 충격에 산산이 부서질 때도 있다. 인간의 성취라는 것이 실재(實在)이며 또한 허상이기도 하다. 인간의 불완전함과 인생의 아이러니를 강렬한 표현력으로 담아낸 자화상 시리즈는 서구 예술계의 호평을 이끌어냈고, 안씨는 국제적 아티스트로 인정받게 됐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