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9·11 테러 18주년 맞아 발표한 사설서 美 대외정책 비판
中매체, 美 비판…"세계는 쌍둥이빌딩, 누구도 부딪쳐선 안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9·11 테러 18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사평(社評)에서 미국이 추진한 '테러와의 전쟁'과 미국의 현 대외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특히 미국을 겨냥해 "오늘날의 세계는 (9·11 테러가 발생한) 미국 뉴욕 맨해튼의 쌍둥이 빌딩과 같다"면서 "그 누구도 빌딩에 부딪치는 세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10일 저녁 온라인판에 게재한 사평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효과가 있었다.

국제 테러조직이 미국에 대규모 테러를 저지를 능력이 와해되거나 크게 억제됐다"면서 "상대적으로 미국 국토는 안전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테러리즘은 암세포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면서 "원한과 장벽은 전혀 줄지 않았고, 이로 인해 테러리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더욱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이 테러리즘에 대처하기 위해 투입하고 있는 수많은 자원들은 낙후된 지역의 경제 발전에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평은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이 세상을 더 평화롭고 질서 있게 만드는 데 특별한 책임이 있다"면서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기적이고 편협하며, 심지어는 야만적"이라면서 "많은 면에서 국제 사회에 나쁜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미국이 최근 2~3년 동안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일련의 전복적인 방법으로, 취약한 기존 세계 질서에 큰 충격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사평은 "미국은 냉전 이후 협력 위주였던 대국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전략적 라이벌로 공개 선언했고, 정신 나간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제관계에 전에 없던 긴장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초강대국의 책임과 의무를 거부했다면서 "여러 국제협약과 체제에서 탈퇴해 기존의 중요한 국제 협력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심지어 마비시켰다"며 '국제질서의 훼방꾼'이라고 지칭했다.

사평은 "9·11 테러는 엄청난 비극"이라면서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이 18년 전에 공격받은 미국을 세계가 어떻게 동정하고 도왔는지, 그 이후 미국의 행위가 이 세상에 어떻게 부끄러운 것인지 진지하게 돌아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