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생물표지(biomarker)가 발견됐다.

미국 하버드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신경과 전문의 에머 맥그래스 교수 연구팀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2'(IGFBP-2: insulin-like growth factor biding protein-2)의 혈중 수치를 측정하면 치매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0일 보도했다.

IGFBP-2의 혈중 수치가 높아지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IGFBP-2는 신경생성(neurogeneration)과 신경세포의 생존, 증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시스템인 인슐린-유사 성장인자(IGF)를 손상시켜 신경세포의 보호와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프래밍햄 코호트 연구' 참가자 약 1천600명으로부터 채취한 혈액샘플에서 IGFBP-2 수치를 측정하고 인지기능 검사, 뇌구조 MRI 등에 근거한 치매 위험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IGFBP-2 수치 상승이 알츠하이머 치매와 다른 형태의 치매 위험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IGFBP-2 수치 상승은 또 논리적 사고 능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통적인 치매 위험인자 모델에 IGFBP-2 혈중 수치를 추가했을 때 치매 위험 분류 결과는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분류 결과, 치매 그룹은 32%가 예측 위험도가 올라갔고 치매가 없는 그룹은 8%가 예측 위험도가 내려갔다.

인지기능 저하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정확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현재의 치매 위험 평가 모델에 IGFBP-2 혈중 수치를 추가하면 치매 위험 분류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뇌의 대사기능 장애와 인슐린 저항이 치매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다만 이 연구결과는 대상자가 거의 다 백인들인 만큼 다른 인종들에까지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연구팀은 인정했다.

이 연구결과는 '임상-중개 신경학 연보'(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에 발표됐다.

美 연구팀, 새로운 치매 생물표지 발견
/연합뉴스